삼성 가라비토는 8월 3경기에서 4사구 16개를 내줬다. 앞선 5경기에선 4사구가 7개에 불과했던 터라 불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당면 과제는 최근 3경기에서 평균 5.2이닝을 소화하며 107.3개에 달했던 투구수를 줄이는 것이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헤르손 가라비토(30)는 지난 시즌 선발진의 핵이었던 데니 레예스의 대체자로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레예스는 6월 발등 미세골절 부상을 당해 더 이상 삼성과 함께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 교체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올 시즌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3회 포함 3승3패, 평균자책점(ERA) 1.85(43.2이닝 9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피안타율(0.176), 이닝당 출루허용(WHIP·1.03) 등의 세부 성적도 준수하다. 삼진도 49개나 엮어냈다.
그랬던 그에게 최근 들어 불안요소가 감지됐다. 첫 5경기(27이닝)에서 7개에 불과했던 4사구(6볼넷·1사구)가 8월 3경기(16.2이닝)에서 16개(12볼넷·4사구)로 폭등했다. 3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무려 8개의 볼넷을 내준 뒤부터 조금씩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시절에도 9이닝당 볼넷이 4개로 적은 편은 아니었으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여겼음에도 불구하고 제구 불안이 나타난 까닭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8월 첫 경기부터 크게 흔들린 여파는 아직 남아있다. 최근 2경기에서도 4사구가 총 7개로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8월 3경기에서 평균 5.2이닝을 소화하며 투구수가 107.3개까지 불어난 탓에 야수들의 체력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가라비토가 여전히 위력적인 투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평균구속 151㎞의 직구는 타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의 완성도도 높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가라비토는 상대 타자를 압박할 수 있는 구위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직 가을야구 진출의 희망이 남아있는 삼성으로선 가라비토가 어떻게든 선발진에 힘을 보태야 한다. 지금으로선 투구수만 줄이면 금상첨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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