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캐나다가 16일부터 시작된 객실 승무원 파업으로 모든 운항을 중단하자, 캐나다 연방정부가 개입해 노사 양측을 강제로 협상 테이블로 불러냈다.
승무원 노조는 앞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이번 주 초 72시간 파업 예고를 했었다.
노조는 임금과 무급 노동 문제 등 핵심 사안이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16일 자정 직후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항공편 지연과 취소가 속출했고, 에어캐나다는 15일 약 500편의 항공편이 취소, 10만 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파업이 본격화되자, 에어캐나다는 자사 및 에어캐나다 루즈(Air Canada Rouge)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항공편 취소가 늘어나면서 캐나다 정부는 여행과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제 중재 절차에 돌입했다.
BBC가 이번 파업과 관련해 알아야 할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왜 에어캐나다는 항공편을 취소하나
64개국에 259대의 항공기를 운영하는 에어캐나다는 노사 문제 해결이 없을 경우 16일부터 전면 운항 중단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에어캐나다 일일 승객 수의 약 20%를 차지하는 에어캐나다 익스프레스(Air Canada Express)는 이번 중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약 2만 5000명의 캐나다 승객을 포함한 총 13만 명의 승객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캐나다는 파업 예고 직후 72시간 동안의 직장폐쇄 예고를 내고 사흘간 순차적으로 항공편을 줄이기 시작했다.
마크 나스르 최고운영책임자는 “항공 시스템은 단순히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게 아니다”라며 즉각 중단이나 재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파업의 배경은?
한편, 캐나다공공노조(CUPE)는 1만 명의 객실 승무원을 대표하며, 8개월 이상 성실히 협상했다고 주장한다.
에어캐나다 측은 4년간 총 38%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으며, 첫해에만 25% 인상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이 제안이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고, 시장가치에도 뒤처지며, 일부 시급은 최저임금보다 낮다”고 반박했다. 또한 공항 대기 시간이나 탑승 유도 등 실제 근무 시간이 무급으로 처리되는 문제도 지적했다.
또 노조는 “임금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사실상 임금 삭감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진행된 투표에서 승무원의 99.7%가 파업에 찬성했다. 한편 회사 측은 정부의 개입을 요청하고 나섰다.
정부 대표들이 이미 일부 협상을 중재했지만, 에어캐나다는 더 나아가 패티 하이두 고용장관에게 이번 사안을 ‘구속력 있는 중재(binding arbitration)’로 넘겨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대응은?
16일, 패티 하이두 고용장관은 캐나다 노동법 107조를 발동해 에어캐나다와 캐나다공공노조를 ‘구속력 있는 중재’ 절차에 강제 돌입시켰다.
하이두 장관은 “정부가 상당한 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시의적절하게 의견 차이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 평화를 유지하고 보장하며, 캐나다인을 보호하고, 분쟁 해결을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이 권한을 행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자유당 정부가 “우리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파업을 강제로 끝내기 위한 강제 협상이 결국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외면하고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 초, 에어캐나다는 제3자가 중재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구속력 있는 중재를 제안했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회사는 정부에 양측을 강제로 중재에 참여시키도록 요청했으며, 최근 철도·항만 등 다른 산업 분야 협상에서도 정부가 개입한 사례를 그 근거로 들었다.
구속력 있는 중재란 독립된 제3자가 계약 조건을 결정하며, 그 합의는 법적으로 강제력을 지닌다.
노조는 15일 성명을 통해, 하이두 장관에게 개입하지 말고 “양측이 부당한 간섭 없이 자유롭고 공정한 협상을 통해 직접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승무원들에게 있어 유일한 해법은 노사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뿐이라고 노조는 덧붙였다.
캐나다 다른 지역에서도 정부 개입을 요구하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토론토 상공회의소 또한 정부 개입을 촉구했고, 뉴펀들랜드·래브라도 주 정부는 이번 파업이 여름 관광 산업에 “재앙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파업 언제까지 가나
아직은 불확실하다.
1998년 9월, 에어캐나다 조종사들이 13일간 파업했을 당시, 항공사 하루 평균 6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전면 중단되면서 수많은 승객이 발이 묶였고,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항공사는 1억 3300만 캐나다 달러(약 133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최근 몇 년간 연방정부는 에어캐나다 직원들의 노동 분쟁 때마다 파업을 차단하고 강제로 합의를 이끌어온 전례가 있다.
다만 하이두 장관의 이번 개입은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는 시간표를 바꿀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노조는 이번 강제 중재 조치가 사실상 1985년 이후 처음으로 예정된 에어캐나다 승무원 파업을 막아버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 항공편이 취소되면?
에어캐나다는 항공편 출발 시간에 변경이 있을 경우 승객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기준, 에어캐나다는 승객들에게 다른 항공사 티켓이 없는 한 공항에 가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항공편이 취소된 고객은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으며, 회사는 다른 캐나다 및 해외 항공사와 협력해 대체 여행편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왕복 항공권의 경우, 승객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를 대비해 돌아오는 편은 자동으로 취소되지 않는다.
이러한 왕복 예약은 승객 요청 시 추가 수수료 없이 취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