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안방에서 8연패에 빠지는 수모를 당했다. 안정적으로 지켜왔던 3위 수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12차전에서 1-4로 졌다. 전날 4-10으로 무릎을 꿇었던 가운데 이틀 연속 삼성에 승리를 헌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6이닝 9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2회초 1실점, 3회초 2실점으로 흔들렸지만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최소한의 역할은 해줬다.
문제는 방망이었다. 타선이 3회까지 삼성 선발투수 최원태에게 노히트로 묶인 것을 시작으로 6회까지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롯데는 2회말 1사 2루에서 유강남이 좌익수 뜬공, 손호영이 3루수 땅볼에 그친 것을 시작으로 좀처럼 찬스에서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롯데는 0-3으로 끌려가던 4회초 2사 후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 김민성의 몸에 맞는 공 출루로 잡은 찬스 무산이 아쉬웠다. 유강남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롯데는 5회말 무사 1, 2루에서 황성빈이 삼진, 한태양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답답한 흐름이 계속됐다. 2사 후 고승민의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윤동희가 3루수 땅볼로 아웃, 더는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롯데 타선의 침묵은 게임 후반에도 이어졌다. 7회말 2사 2루에서 한태양이 삼진, 8회말 2사 1, 2루에서는 유강남이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득점이 불발됐다.
롯데 벤치는 선발투수 박세웅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홍민기, 정철원 등 불펜 필승조를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의미가 없어졌다. 오히려 우완 영건 박진이 9회초 2사 후 삼성 구자욱에게 솔로 홈런을 내주면서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롯데의 페넌트레이스 8연패는 지난해 4월 9일 사직 삼성전부터 17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6개월 만이다. 이날 패배로 2025시즌 58승53패3무를 기록, 4위 SSG 랜더스(55승51패4무)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5위 KIA 타이거즈(53승52패4무)와 격차도 2경기에 불과하다.
롯데는 지난 6일 KIA와의 사직 홈 경기에서 7-1 승리를 거둔 것을 마지막으로 좀처럼 게임이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15일 삼성전까지 7연패 기간 팀 타율 0.201, 팀 평균자책점 5.31로 방망이와 마운드가 덩달아 흔들렸던 가운데 16일에는 투수들의 선전에도 타선 침체에 발목을 잡혔다.
롯데는 7월까지만 하더라도 4~5위 그룹에 5경기 차 앞선 3위를 달렸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낙관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고 있었다. 장기간 연패에 빠지는 일만 없다면 3위 수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롯데는 불과 2주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4위 SSG와 2025시즌 세 차례 더 맞대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격차가 크게 줄어든 건 분명 좋은 신호가 아니다.
롯데는 일단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게 급선무다. 광복절 연휴 마지막 날 마운드에 오르는 에이스 알렉 감보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