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힙합 듀오 ‘듀스(DEUX)’가 이르면 28년 만에 신곡을 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6일 가요계와 듀스 멤버 이현도 측에 따르면, 듀스 멤버 이현도(53)는 현재 듀스의 정규 4집을 준비 중이다.
듀스 30주년이던 지난 2023년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이현도는 그 해 ‘뉴엑스 뮤직 페스티벌(NEW X)’ 출연을 앞두고 해당 축제 측과 인터뷰에서 관련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멤버 김성재(1972~1995)의 30주기인 올해를 넘기지 않고 선공개곡 등으로 4집 발매의 불을 지핀다는 계획이다. 김성재의 목소리를 기존 음반 등에서 인공지능(AI)으로 추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가 지난 2023년 27년 만에 발매한 신곡 ‘나우 앤드 덴(Now And Then)’엔 AI 기술로 살려낸 고(故) 존 레넌의 30대 목소리가 담겼었다.
듀스는 한국 힙합의 원조로 통한다. 국내 흑인음악 대부 현진영의 댄스 팀 ‘와와(WAWA)’ 2기 출신인 이들은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한 노래를 선보이며 짧은 활동 기간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
1993년 4월 1집 ‘듀스(Deux)’로 데뷔 이후 2년 만인 1995년 7월 해체됐다. 하지만 ‘나를 돌아봐’ ‘굴레를 벗어나’ ‘우리는’ ‘여름 안에서’ 등의 히트곡을 내며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2집 ‘듀시즘'(1993)과 3집 ‘포스 듀스'(1995)는 1990년대에 나온 대중음악 명반에 포함된다.
우리 가요계에 100% 랩곡이 등장한 것도 듀스의 앨범을 통해서다. ‘듀시즘’ 수록곡 ‘무제’는 국내 최초의 100% 랩이다.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ARMY)’ 등 현재 수많은 아이돌 팬덤 이전에 ‘듀시스트'(DEUXIST·듀스 팬들)가 있었다. 듀시스트 역시 앞서가는 지성적 팬덤이었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이현도가 팀에서 내적인 음악의 완성도를 맡았다면, 패셔니스타인 김성재는 외적인 근사함을 담당했다.
이현도는 구본승 ‘너 하나만을 위해’, 듀오 ‘지누션’의 ‘말해줘’, 혼성그룹 ‘룰라’의 ‘3!4!’, 유승준의 ‘열정’, 김범수의 ‘바보 같은 내게’ 등 다른 가수들의 대표곡도 만든 뛰어난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내고 외국인 학교에도 다녔던 김성재는 트렌드에 민감한 감성과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숱한 청춘들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그는 다양한 예술 활동을 꿈 꿨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함께 담긴 마지막 음반은 1997년 나온 베스트 앨범 ‘듀스 포에버’다. 이 음반의 타이틀곡 ‘사랑, 두려움’은 당시 신곡이었다.
최근 듀스는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나를 돌아봐’가 삽입돼 재조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