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 배두열 기자] DN 프릭스가 ‘e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이하 EWC) 2025’ 배틀그라운드 종목 그랜드 파이널 첫날 한국 팀 중 가장 높은 7위를 기록했다. T1과 젠지의 경우, 동부리그(9~16위)에 자리하기는 했지만, 선두와의 격차는 각각 20점, 21점으로, 최종일 역전을 노릴 수 있는 사정권에 뒀다.
DN 프릭스(DNF)는 1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블러바드 시티 BR 아레나에서 열린 ‘EWC 2025’ 파이널 스테이지 1일 차 경기에서 35점(25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는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반영하듯, 파이널에서도 선두와 최하위 간 격차는 33점에 불과했다. 지난해 1위와 16위 간 점수 차는 46점이었다.
그리고 이는 DNF가 이날 매치 5까지 최하위에 머물렀음에도, 매치 6 치킨 한 마리로 단숨에 7위까지 도약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했다.
출발은 썩 나쁘지 않았다. 점수는 4점에 불과했지만, 만만치 않은 자기장 흐름을 감안했을 때 나름 만족할 만했다.
DNF는 에란겔 맵 밀베 자기장으로 펼쳐진 매치 1에서 살루트(Salute·우제현)가 3페이즈 17게이밍으로부터 첫 킬을 뽑아내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 네 번째 자기장이 남쪽으로 급격히 쏠리며 북쪽 다섯 팀이 뒤엉킨 난전 속에서도 나투스 빈체를 상대로 2킬을 추가했다. 비록 이후 북동쪽에서 활로를 찾던 중 버투스 프로와 체인지 더 게임(CTG) 양각에 갇히며 매치를 마무리해야 했지만, 규민(Gyumin·심규민)이 마지막까지 1킬을 더 챙기는 집념을 보였다.
그러나 매치 2에서는 첫 페이즈 이동 과정에서 마주친 디 익스펜더블스에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경기 시작 7분 15초 만에 0점 ‘광탈’했다.
또 매치 3에서 8킬로 8점을 만들며 반등에 시동을 거는 듯 했으나, 매치 4·5 두 경기에서 단 1점 획득에 그치며 다시 급제동이 걸렸다.
이에, 13점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진 것은 물론, 선두와의 격차도 32점까지 벌어지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DNF는 이날 마지막 경기였던 매치 6에서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 미라마 맵에서 진행된 이 경기는 트럭 스탑 동쪽으로 자기장이 형성되며 16개 팀 모두에게 가시밭길을 예고했고, DNF는 그런 와중에서도 2페이즈부터 빠르게 중앙부로 들어가며 후반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헤븐(Heaven ·김태성)과 디엘(DIEL·김진현)이 올 게이머 글로벌(AGAL)을 상대로 2킬을 합작했고, 5페이즈 들어서는 규민·디엘 조합이 수류탄 단 두개로 티라톤 파이브를 정리, 3킬을 더했다.
특히, DNF는 5점 추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더보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섣불리 주변 난전에 개입하기보다는 최대한 전력을 온전히 유지한 채 치킨 지향 플레이를 펼쳤다. 실제, 28분경까지 DNF가 추가한 킬은 다섯 팀만이 생존한 7페이즈 상황 팀 팔콘스를 상대로 올린 살루트의 1킬이 전부였다.
그리고 이는 TOP 4 교전 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이 됐다. DNF는 살루트가 C4를 활용해 디 익스펜더블스를 단숨에 지워버렸고, 버투스 프로와의 4대 3 치킨 게임에서도 헤븐의 2킬에 힘입어 승리, 12킬 치킨을 완성했다. 특히 네 선수가 각 3킬씩으로 고른 활약을 보인 것도 고무적이었다.
물론, 버투스 프로가 선두를 달리고 있었던 만큼, 2킬을 내준 것은 옥에 티였다. 그럼에도, 단번에 22점을 추가한 DNF는 버투스 프로와의 간격을 17점 차로 좁히며, 최종일 역전의 불씨를 살린 채 1일 차를 마무리했다.
한편, 젠지는 DNF와 달리, 첫 매치 5킬 치킨으로 15점을 획득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다섯 매치에서 16점 추가에 그치며, 31점(14킬) 10위를 기록했다.
또 T1은 매치 3 0점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포인트를 누적한 데 힘입어 32점(21킬)으로 9위에 랭크됐다. 다만, 지속적으로 스쿼드 유지에 실패하며 큰 거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것은 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실제 T1은 헤더(Heather·차지훈)가 16개 팀 64명의 선수 중 버투스 프로 닉시(NIXZYEE), 페트리코 로드 엑스레프트(Aixleft)와 함께 가장 많은 12킬을 기록했는데, 이는 팀이 기록한 킬포인트의 절반을 홀로 책임진 것이다.
65만달러(약 9억원) 우승 상금의 주인공이 가려질 파이널 스테이지 최종일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후 8시부터 시작하며, 크래프톤 배그 이스포츠 공식 치지직 채널을 통해 한국어 중계가 독점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