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 내수 부진 직격탄…2분기 영업이익 ‘감소’

국내 식품업계, 내수 부진 직격탄…2분기 영업이익 ‘감소’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국내 식품산업이 내수 부진을 겪으며 성장 엔진이 둔화되고 있다. 

15일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오뚜기, 오리온, 롯데웰푸드 등 국내 대표 식품기업 다수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시장의 장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원재료 비용 상승, 환율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실적을 종합하면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이익 감소’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 3,224억원으로 0.2% 줄었다. 특히 식품 부문은 매출 2조 6,873억원(-1%), 영업이익 901억원(-34%)으로 부진이 심화됐다. 국내 식품 매출은 1조 3,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하며 내수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농심 역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02억원으로 8.1% 감소했다. 매출은 8,677억원으로 0.8% 증가에 그쳤다. 오뚜기는 9,020억원의 매출(+5.0%)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451억 원으로 26.8% 줄었다. 대상은 매출이 소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408억 원으로 8.1% 감소했다.

롯데웰푸드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43억원으로 45.8% 급감했다. 해외 법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11.2%)했으나, 국내 부문은 소비 위축과 강우일수 증가로 매출이 0.6% 줄었다. 빙그레는 2분기 영업이익이 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감소했다. 매출은 4,096억 원으로 0.5% 증가에 그쳤다.

이 외에도 SPC삼립, CJ프레시웨이, 매일유업 등도 2분기 영업이익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수 소비가 워낙 위축된 상황이라 대부분 기업이 할인 프로모션에 의존했고, 이로 인해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에 이중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식품업체들은 매출 유지를 위해 대형마트, 온라인 유통 채널 등에서 할인 마케팅을 전개했으나 가격 인하가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전반적인 부진 속에서도,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기업들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내 주목을 받았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글로벌 인기 지속에 힘입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30% 이상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약 80%에 달하며,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다. 내수 침체 국면에서도 ‘글로벌 전략’이 유효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풀무원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다. HMR(가정간편식), 식물성 단백질 식품 등 신규 카테고리에서의 경쟁력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롯데칠성음료는 전체 매출이 1조 873억 원으로 1.1% 감소했지만 해외 자회사의 실적 호조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24억 원으로 3.5% 증가했다. 국내 음료 및 주류 부문은 역성장했지만 수출 확대와 해외법인의 수익성 개선이 이를 상쇄했다.

식품업계는 3분기에도 실적 회복에 대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식품 가격 인상도 제한적이어서 비용을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하반기에도 큰 폭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정부의 민생 소비 쿠폰 및 경기 부양책이 실질적인 소비 촉진 효과를 가져올 경우, 3분기부터는 완만한 회복 흐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내 식품업계는 내수 포화 상태와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 속에서 근본적인 사업 구조 재편의 기로에 서 있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이나 가격 조정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매출 확대,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 디지털 유통 채널 강화 등이 실적 방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내수 시장의 회복 여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식품기업들의 성적표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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