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광복 80주년(북한 ‘조국해방의 날’) 경축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결속을 대대적으로 부각했다. 미국과 한국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했지만, 서방 진영을 겨냥한 비판 메시지는 우회적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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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 친선관계는 역사에 전무한 동맹관계로 발전되고 있으며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주권과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공고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두 나라는 언제 어느 때나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으며 오늘도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지향과 요구를 견결한 투쟁으로써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선과 러시아는 지금 나라의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투쟁의 한 전호에서 또다시 정의의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며 “숭고한 리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역사와 전통을 주추로 하고있는 조로(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고 말했다.
경축행사에는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러시아 문화성 차관 등 러시아 대표단이 참석했다. 볼로딘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대독했으며, 경축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러시아 국가가 장식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제무대에서는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리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을 에둘러 비판했다.
다만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으며, 한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고, 대성산 혁명열사릉에서 오진우, 김책 등 독립운동가·혁명 간부 10인의 반신상에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