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라, 역사의 교훈을!”…북한이 바라본 1945년 8월 15일

“잊지 말라, 역사의 교훈을!”…북한이 바라본 1945년 8월 15일

北 화폐 연구해 온 이상현 태인 대표, 2023년 발행 기념주화 첫 공개

‘광복’ 대신 ‘해방’ 표현·총 든 군인 모습도…”기념주화 속 메시지 주목”

2023년 발행된 북한의 기념주화 중 은화

[이상현 태인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일제 강점에서 벗어나 국권을 되찾은 1945년 8월 15일을 북한이 어떻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기념주화가 처음 공개됐다.

광복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이 담겨 있어 연구 가치가 크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체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상현 주식회사 태인 대표는 광복절인 15일 그간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기념주화를 공개했다.

오랜 기간 북한 화폐와 우표를 연구해 온 이 대표가 최근 입수한 기념주화는 2023년에 발행된 것이다. 황동화, 적동화, 은화가 크기별로 2종씩 총 6종이다.

2023년 발행된 북한의 기념주화 중 은화

[이상현 태인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각 주화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주체 112(2023)년’에 발행했다고 돼 있다. 황동화와 적동화는 각 10원, 은화는 20원으로 표시돼 있다.

북한은 1997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의 3주기를 맞아 그가 태어난 1912년을 주체 1년으로 하는 연호를 제정해 사용해왔으나, 2024년부터는 쓰지 않고 있다.

기념주화에 담긴 문구와 도상은 주목할 만하다.

작은 주화의 경우, 앞면 상단에 ‘해방’이라는 글자가 있고 하단에는 ‘1945.8.15’라는 날짜가 새겨져 있다. 중앙에는 총을 든 군인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2023년 발행된 북한의 기념주화

[이상현 태인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크기가 큰 주화는 ‘잊지 말라 력사(역사)의 교훈을!’이라는 문구가 강조돼 있다. 이 주화에도 ‘1945.8.15’라는 날짜가 새겨져 있어 광복을 지칭함을 알 수 있다.

다만, 기념주화 어느 곳에도 ‘광복’이라는 표현은 없다.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1945년 8월 15일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는 8월 15일을 국경일로 지정하고 ‘광복절’이라 부르지만, 북한에서는 ‘조국해방의 날’ 혹은 ‘조국해방절’이라고 호칭한다.

이런 인식 차이는 1995년에 발행한 기념주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23년 발행된 북한의 기념주화

[이상현 태인 대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은행 누리집에 공개된 ‘북한의 기념주화’ 자료에 따르면 광복 50주년이었던 1995년에 우리나라와 북한 모두 기념주화를 발행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 측은 기념주화 명칭을 ‘광복 50주년’ 대신 ‘조국해방 50주년’으로 썼다.

한국은행은 “(당시 기념주화의) 도안 소재도 남한은 김구와 안중근을 사용했지만, 북한은 백두산, 거북선, 대동문, 고려청자 등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상현 대표는 북한의 기념주화에 담긴 의미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북한은 2019년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는 듯한 문구와 그림을 넣은 기념주화를 발행했으나, 이후 북미 간 신경전이 고조되던 상황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형상화한 기념주화를 내놓기도 했다.

2019년 북한 우표 연구 결과를 설명하는 이상현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기념주화는 모두 이 대표가 연구해 공개한 것이다.

그는 “북한은 그간 여러 차례 기념주화를 통해 메시지를 냈다”며 “북한의 상황이나 태도,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 연구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기념주화는 국내외적으로 뜻깊은 사건이나 행사를 기념하고자 만든다.

북한의 경우, 최초의 기념주화는 김일성 주석의 75번째 생일을 기념해 만든 것으로 알려지며 연날리기, 널뛰기, 씨름 등 전통 놀이를 소재로 한 기념주화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상현 태인 대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이상현 태인 대표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태인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5.2 ryousanta@yna.co.kr

yes@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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