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시 디킨스 주한남아공상공회의소(SAFCHAM) 회장
[※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우분투추진단이 국내 주요대학 아프리카 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우분투 칼럼’을 게재합니다. 우분투 칼럼에는 인류 고향이자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를 오랜 기간 연구해온 여러 교수와 전문가가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분석하는 우분투 칼럼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우분투는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반투어로, 공동체 정신과 인간애를 나타냅니다.]
지난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한·아프리카재단(KAF)이 선정한 10개 한국 식음료 기업 대표단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아프리카 푸드쇼에 참가했다. 외교부 산하 정부 연계 기관인 재단은 아프리카 대륙과의 외교 및 경제 교류를 심화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재단의 임무에는 비즈니스, 교육, 문화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포함된다.
대표단에는 오리온, 농심, 대상, 일화, 신송식품 등 한국 식음료 분야에서 잘 알려진 기업이 포함됐다. 또 오픈소스랩, 기자미테이블, 지엘코프, 피엠더블유글로벌 등 신흥 혁신 기업도 참여했다. 각 기업은 건강 기능 식품과 발효 전문 기술부터 웰니스 음료, 인스턴트라면, 식품 가공 기술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강점을 선보였다.
필자가 서울에 앉아 이 글을 쓰는 지금, 바깥 공기는 무덥고 지독하다. 한반도 전역의 기온은 섭씨 38도를 넘었고, 기록은 또다시 경신됐다. 과거에는 불편한 여름 무더위가 이제는 지구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경고하려는 듯 불길하게 느껴진다.
반면 온화한 기후와 포도밭에 둘러싸인 케이프타운은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아프리카의 가장 역동적인 분야 중 하나를 배우고, 연결하고, 탐험하는 대표단의 행운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서울의 찌는 듯한 더위와 케이프타운의 시원한 가능성 사이의 대조는 더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식량과 기후 변화. 우리의 집단적 미래를 형성하는 두 가지 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기후는 우리가 식량을 재배하고 가공하며 유통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식량 시스템은 토지, 물, 배출을 관리하는 방식에 다시 영향을 미친다.
한때 계절적 불편함으로 느껴졌던 것이 이제는 시스템 붕괴의 신호로 다가온다. 국제 정상회담의 주제로 밀려났던 기후 변화는 이제 우리 눈앞에서 일상을 압박하고 있다. 상승하는 기온, 줄어드는 지하수면, 불안정한 공급망 앞에서 우리는 절박한 질문을 마주한다. 세계는 내일의 식량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이 글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아프리카는 단순한 시장이 아니다. 인류의 가장 큰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다. 한국이 기꺼이 귀 기울이고 현명하게 투자하며 다르게 협력한다면 한국-아프리카 농업 파트너십은 21세기를 대표하는 글로벌 관계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세계의 식량 바구니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시급성과 기회가 함께 만든 비전이다. 아프리카는 광활하고 미개발된 경작지와 젊고 성장하는 인구가 있다. 한국은 선진 농업 혁신, 스마트 물류, 기후 회복력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파트너십은 함께 미래 세대를 위한 식량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후 위기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아프리카가 세계의 식량 바구니가 될 수 있는 이유
아프리카는 독특하고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않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미개간 경작지의 60∼65%가 아프리카 대륙에 남아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곳은 미래 글로벌 식량 안보의 핵심 지역이다.
2050년까지 세계 인구는 거의 10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인구만 해도 25억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문제는 아프리카가 세계를 먹여 살릴 수 있는지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가다.
이 문제는 단순히 땅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다. 아프리카에는 아마존에 이어 ‘지구의 두 번째 허파’로 불리는 콩고 분지가 있다. 6개국에 걸쳐 300만 ㎢ 이상을 차지하는 이 지역은 배출량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 완충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지속 가능한 경작과 책임 있는 농업을 확산한다면 사람들을 먹이고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 올바르게 관리된다면 아프리카의 농업 성장은 삼림 벌채나 생태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아니라 탄소를 고려한 기후 회복력의 엔진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젊고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교육, 기술, 금융을 통해 역량이 강화된다면 농업을 고부가가치, 혁신 주도 부문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이 크다. 케냐, 가나, 르완다,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변화가 시작됐다. 농업 기술 스타트업, 친환경 농업 이니셔티브, 드론, 태양광 관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수확량을 늘리고 폐기물을 줄이는 청년 주도 협동조합이 급증하고 있다.
한편, 기후 변동성은 세계 여러 지역의 농업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일부 지역의 전통적 곡창지대는 가뭄과 홍수, 토양 악화, 극한 기온에 점점 더 노출되고 있다. 농업-기후대와 생태 지역이 다양한 아프리카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최전선이다. 기후 스마트 농업, 효율적인 물류, 회복력 있는 종자 품종에 투자한다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역과 글로벌 시장 모두에 필수 식량 작물, 원예 농산물, 단백질의 안정적인 공급자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이미 세계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의 60% 이상을 생산한다. 에티오피아는 5대 커피 수출국이다. 남아공은 아시아, 중동, 유럽 전역에 과일과 와인을 수출한다. 이것들은 이론적인 능력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 기여하고 있는 성과다.
그러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아프리카는 자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자원을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건설하려는 의지를 가진 파트너가 필요하다. 혁신을 가져오고 지역 지식을 존중하며 식량·사람·기후의 상호 연결성을 이해하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이 등장한다.
◇ 한국의 역할: 기술, 신뢰, 그리고 K-라이스 벨트
한국은 광대한 농지는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치 있는 것을 갖고 있다. 바로 농업 혁신, 선진 물류 인프라, 그리고 역경을 기회로 바꾼 경험이다. 식량 부족에 시달리던 전후 국가에서 가장 디지털화된 경제강국 중 하나로 성장하기까지 한국의 농업 부문은 기술, 계획, 민관 협력을 통해 발전했다. 이처럼 결핍을 자급자족으로 바꾼 경험은 한국을 아프리카 농업 여정에서 독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K-라이스 벨트 이니셔티브다. 이 프로젝트는 종자 개발, 재배 기술, 수확 후 처리, 공급망 관리에 대한 한국의 전문 지식을 아프리카에 이전해 쌀 생산량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가나, 기니, 세네갈, 우간다 등에서 이미 시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K-라이스 벨트는 식량 안보 개선과 함께 연간 1천700만톤(t)을 초과하는 아프리카의 쌀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기회는 쌀을 훨씬 넘어선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온실, 정밀 관개 시스템, 인공지능(AI) 기반 작물 모니터링, 수직 농장 해법 등 한국의 스마트 농업 기술은 기후 변동성이 전통 농업을 위협하는 아프리카 상황에 적용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은 태양열 건조기부터 모바일 공급망 플랫폼까지 소규모 농민을 위한 소형·비용 효율적인 해법도 개발했다.
물류 분야에서 한국은 강점을 갖고 있다. 콜드체인 관리 능력은 수확 후 손실이 30∼40%에 달할 수 있는 아프리카 시장에서 특히 중요하다. 한국 기업은 식품 저장·가공·수출을 위한 확장 가능한 인프라를 설계·구현해 아프리카 농업 가치사슬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울 수 있다. 이 파트너십의 힘은 단순히 기술 이전이 아니라 공동 창조에 있다. 한국 기관과 기업은 아프리카 기업가, 대학, 협동조합과 협력해 맞춤형 해법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다.
한국은 예로부터 교육, 규율, 장기 계획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강점은 일관성·존중·미래 지향성을 갖춘 파트너를 원하는 아프리카의 요구와 잘 맞는다. 요컨대, 한국은 자본 이상의 것을 제공한다. 역량, 그리고 단지 수익이 아닌 관계에 투자하려는 의지다.
◇ 한국이 아프리카 식량 부문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아프리카의 농업은 개발 문제가 아니라 비즈니스 기회이자 환경적 해결책이며 장기적인 전략의 필수 요소이다. 한국에 의미 있는 참여의 기회는 바로 지금이다.
▲ 성장하는 소비자 기반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고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를 가진 대륙이다. 2050년이면 인구가 25억명에 달해 세계 인구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인구 통계학적 변화는 특히 식량 분야에서 전 세계 소비 패턴을 재편할 것이다. 도시화는 가공·포장·즉석 식품에 대한 수요를 늘린다. 또 중산층의 확대는 건강 지향적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새로운 선호를 키운다. 이미 품질과 혁신으로 신뢰를 얻은 한국 브랜드는 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조기 투자가 핵심이다.
▲ 전략적 탄소 상쇄 잠재력
아프리카 농업은 한국에 무역 수익 이상의 것을 제공한다. 탈탄소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준다. 재생 농업, 삼림 복원, 지속 가능한 토지 관리에 대한 투자는 검증할 수 있는 탄소 상쇄 프로젝트로 기능할 수 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약속한 한국은 아프리카 정부 및 기업과 협력해 이러한 관행을 구현하고 인증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글로벌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농촌 개발을 지원하는 한국-아프리카 탄소 배출권 생태계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토지 및 기후 회복력
아프리카는 세계 미개간 경작지의 60∼65%를 보유한다. 토지의 대부분은 주요 곡물 재배에 적합하다. 기후 스마트 농법과 첨단 수자원 관리가 결합하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 식량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한국 기업은 대규모 농장, 온실, 수직농장 등 첨단 농업에 투자하거나 핵심 지역 농업을 현대화하는 민관협력사업(PPP)을 통해 이 변화에 참여할 수 있다.
▲ 공급망의 미래 대비
아프리카는 식량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시어버터, 모링가, 바오바브, 히비스커스 등 한국의 식품·제약 부문에서 쓰이는 천연 원재료의 주요 공급처다. 지금부터 지속가능한 조달 파트너십에 투자하면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및 실사 기준 준수에도 도움이 된다.
▲ 외교 및 경제 소프트파워
식량은 항상 강력한 외교 도구였다. 이익을 넘어 식량 안보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아프리카 농업에 투자하면 한국은 대륙 전반에 걸쳐 유대를 강화하고 우호 관계를 넓힐 수 있다. 또 원조나 무역을 넘어서는 지속적인 파트너십도 구축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농업은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 전략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즉,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를 넘어 그 기술을 인류 공동번영을 위해 공유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 한국을 위한 정책 제언
한국이 아프리카와 의미 있는 농업 파트너십을 만들려면 개발 원조와 일회성의 무역 박람회를 넘어야 한다. 장기적인 잠재력을 발휘하고 구조적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전략적 정책이 필요하다.
▲ 무역 장벽 격차 해소
한국은 다른 주요 교역국과 달리 아프리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농산물의 한국 수입은 복잡하고 파편화됐다. 제품마다 별도의 승인, 인증서, 협상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많은 아프리카 식품이 한국 시장에 대규모로 진입하기 어렵다.
실용적인 해결책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활용하는 것이다. 지역 블록과 특정 아프리카 정부와 협력한다면 한국은 경쟁력 있는 가격과 간소화된 수입 절차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 농업 기술로 공동 생산된 상품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접근법은 한국 소비자에게 이익을 줄 뿐 아니라 일본과 같은 역내 파트너로 수출까지 포함해 한-아프리카 농업 협력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다.
▲ 한-아프리카 농업혁신 플랫폼 구축
한국은 합작 투자, 연구, 농업 기술의 현지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전담 혁신 플랫폼을 세워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한국 농업 기술(수경재배, 점적 관개, 스마트 농업 센서)을 사용하는 시범 농장, 현지 대학이나 연구소에 부속된 기술 이전 프로그램, 부가가치 수출품(건조 과일, 향신료, 곡물)을 위한 시범 가공 허브 등.
▲ 농업기업에 대한 우대금융 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같은 공공 기관은 한국 농식품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맞춤형 우대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 위험 분담 메커니즘, 현지 생산 및 포장 시설에 대한 창업 보조금, 기후 및 물류 위험에 대한 보험 보장 등.
▲ 향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농업 비중 확대
농업은 아프리카를 향한 한국의 대외 경제 전략의 핵심 기둥이 돼야 한다. 2026년으로 예정된 차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대표적인 농업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고 양자 농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장기 공동 개발 목표에 전념할 좋은 기회다.
▲ 현장 주재를 통한 신뢰 구축
한국의 참여는 단순 거래로 끝나서는 안 된다. 아프리카 현지 농업 공동체에서 일관되고 실질적인 존재감을 보여야 지속적인 파트너십에 필요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현지 인재 채용, 교육·역량개발 투자, 아프리카 협동조합·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 등을 적극 장려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적 접근은 실용적일 뿐 아니라 꼭 필요하다. 상호 존중과 장기 전략에 기반한 한-아프리카 농업 동맹은 식량을 재배 방식뿐 아니라 외교·무역·글로벌 지속 가능성을 성장 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
◇ 한국 민간 부문에 드리는 제언
정부 차원의 이니셔티브가 토대를 마련한다면 그 위에 한-아프리카 농업 협력의 깊이와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한국의 민간 부문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투자자, 스타트업 등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기회를 열고 영향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 기업은 다음과 같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 수출에 그치지 말고 현지화하라
아프리카를 단순한 수출 시장으로만 여기지 말고, 현지 파트너와 공동생산 모델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합작법인 설립, 현지 원재료 조달, 아프리카 내 가공 후 역내 판매·재수출 등이다. 현지 생산은 비용 절감과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된다. 확대되는 아프리카 역내 수요를 활용할 수 있다.
▲ 농업 인프라에 투자하라
물류, 엔지니어링, 스마트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들은 아프리카 농업의 가장 큰 병목 현상인 인프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콜드체인, 농촌 도로, 관개 시스템, 에너지 효율적 가공 공장 등은 모두 한국의 기술 경쟁력과 직결되는 영향력이 큰 분야다.
▲ ESG와 탄소시장에 주목하라
탄소중립을 추진 중인 한국 대기업과 기관투자자는 아프리카의 농업 이니셔티브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토지이용·산림복원·재생농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검증할 수 있는 탄소 크레딧을 창출할 수 있다. 이 사업은 환경적 가치와 미래 탄소 자산이라는 이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농촌 개발에도 기여한다.
▲ 소비재를 공동 창조하라
도시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는 아프리카에서는 새로운 식문화와 소비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 식품·음료(F&B) 기업은 현지 시장조사에 투자하고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제품을 공동 개발하며 브랜딩을 아프리카 시장에 맞게 현지화해야 한다. 단순히 김치와 라면에 머무르지 말고 아프리카와의 퓨전에 도전해야 한다.
▲ 디지털과 핀테크를 활용하라
아프리카에서는 디지털 농업 플랫폼, 모바일 기반 공급망, 농업-핀테크 앱, 추적 해법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은 장기적인 수익과 선점자 우위를 제공하는 아프리카 농업 기술 생태계에 대한 파트너십이나 투자를 모색해야 한다.
▲ 현장에 있고, 인내심을 가져라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에서 성공은 분기별 실적 지표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이곳에서 번창하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헌신하는 기업이다. 현장에 팀을 구축하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며 시장과 함께 성장한다. 존재는 신뢰를 만들고 인내는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 공유된 미래: 전략에서 연대로
끝으로 한국과 아프리카는 단순히 기회의 파트너가 아니라 ‘책임의 파트너’다. 전 세계가 기후, 식량, 인구라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미래는 더 많은 것을 가진 자가 아니라 신뢰·혁신·공동의 비전으로 국경을 넘어 함께 나아가는 이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자선이나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과 전략의 문제다. 아프리카가 세계 식량 공급의 중심지로 부상하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다. 문제는 누가 그 변화를 주도할 것이며 누가 그 변화에 의해 다시 변화하게 될 것인가다.
한국은 아프리카의 농업 부문과 관계를 심화할 독특한 기회의 창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속 가능성, 상호 이익, 기후 회복력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 외교 모델을 공동 집필할 기회다.
앞으로의 길은 용기와 협력, 헌신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목적지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아프리카 농장이 한국의 식탁을 책임지고 한국 기술이 아프리카의 수확물을 변화시키며 양 대륙이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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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모시 주한남아공상공회의소(SAFCHAM) 회장
현 대륙아주 변호사, 아프리카 실무 총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스테이트대학(University of the Free State) 상학사(B.Com) 및 법학사(LL.B.) 취득, 주한 남아공상공회의소(SAFCHAM) 회장, 법무부 자문위원, 월드지식포럼 및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고위급 패널 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