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3년 차에 팀의 마무리 맡은 김서현(한화 이글스)이 고된 8월을 보내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서현은 8월 5경기에 출전해 승리 없이 1패 1홀드 2세이브를 작성, 4이닝 8실점 평균자책점 18.00을 기록 중이다.
앞서 보여준 ‘철벽 마무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팀의 마무리 보직을 꿰찼던 김서현은 전반기 42경기에 출전해 40⅔이닝 동안 7실점을 기록, 1승 1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작성하며 안정적으로 마운드 뒷문을 책임졌다.
한화가 리드를 잡은 상황에 김서현이 등판하면 팀은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김서현을 필두로 한승혁, 박상원, 주현상 등이 자리잡은 필승조는 한화의 자랑이었다.
김서현이 등판해 시속 16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흩뿌리면 상대 타자들은 무력하게 삼진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한 활약을 이어온 그는 현재 박영현(KT 위즈),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등에 걸출한 선배들에 이어 세이브 부문 3위(26세이브)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피홈런은 단 1개 뿐이다.
최근 김서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타자들은 김서현을 공략하기 시작했고, 평정심을 잃은 김서현은 사사구가 늘었다.
지난 5일 대전 KT전에선 팀이 2-1로 앞선 8회초 1사 1, 3루 위기에 등판해 몸에 맞는 공 2개를 던졌다. 결국 그는 2사 만루에 강백호에게 싹쓸이 역전 적시타까지 맞으며 씁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련은 한 경기로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6일 경기에선 팀이 5-1로 앞서던 8회말 2사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한 개를 깔끔하게 잡은 뒤 9회 급격하게 흔들렸다.
9회초 권동진과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주고 맞닥뜨린 1사 1, 2루 위기에 김서현은 결국 안현민에게 1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폭투로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고, 강백호에게까지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선두 탈환을 위해 가장 중요했던 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9회말 2사 2루에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였던 문성주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그는 연장 10회말 1사 이후 김현수와 오지환에게 내리 장타를 맞더니 결국 천성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주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자신의 몫을 다하며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던 중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슬럼프에 김서현은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주무기였던 돌직구가 흔들리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비율이 늘었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지며 자연스럽게 볼넷과 사구도 증가했다.
결국 마운드 위에선 타자와의 기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기에 눌린 채 승부를 피할 수록 대결은 어려워진다.
김경문 한화 감독 역시 최근 흔들리는 김서현을 두고 “메이저리그에서도 (마무리 투수들이) 역전패도 당하고 블론세이브도 한다. 전 경기는 다 잊고 씩씩하게 나서주길 바란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 8회초 마운드에 올랐던 김서현은 1⅓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기록은 완벽했으나 내용은 불안했다.
김서현은 9회초 선두타자 윤동희에겐 몸에 맞는 볼을 던지고, 안타성 타구도 두 차례나 맞았다. 문현빈과 루이스 리베라토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김서현은 이날도 블론세이브를 추가했을 것이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시기에 찾아온 성장통이다. 승부를 피해선 승리할 수 없다. 김서현 역시 지금의 위기를 피하지 않고 견뎌야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