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 “연암공대·한국폴리텍대학Ⅶ과 글로컬대학30 재도전… ‘전략적 승부수’ 띄었다”

[파워인터뷰] 조홍래 울산과학대 총장 “연암공대·한국폴리텍대학Ⅶ과 글로컬대학30 재도전… ‘전략적 승부수’ 띄었다”

지난 4일 본지는 울산과학대에서 조홍래 총장을 만났다. 울산과학대는 연암공대, 한국폴리텍Ⅶ대학과 특별연합대학을 구축해 글로컬대학30 사업 재도전에 나선다. 조 총장은 특별연합대학을 통해 동남권 제조업 생태계의 동반 성장 등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사진=울산과학대)

[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올해 한국폴리텍Ⅶ대학과 체결한 글로컬대학30 특별연합대학 협약은 단순한 승부수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다. 특별연합대학을 통해 외연 확장, 동남권 제조업 생태계의 동반 성장·혁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월 울산과학대 제13대 총장으로 연임한 조홍래 총장은 지난 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재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사업은 교육부가 지방대학 30여 곳을 선정해, 학교당 5년간 약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울산과학대와 연암공대, 한국폴리텍Ⅶ대학은 올해 특별연합대학을 구성해 해당 사업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울산과학대는 연암공대와 연합형 모델로 지원했으나,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바 있다.

조홍래 총장은 “전문대학 입장에서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반대학의 1만 명 이상에 비하면 다소 규모가 작았던 것이 한계였다”며 “그래서 한국폴리텍Ⅶ대학과 특별연합대학을 구성했다. 울산과학대의 기계, 전기·전자, 석유화학 분야의 강점과 연암공대의 컴퓨터, 전자·통신, 인공지능(AI) 분야의 강점, 실무 중심의 기업 맞춤형 직업교육이라는 강점을 지닌 한국폴리텍Ⅶ대학과의 특별연합이 올해는 최종 선정으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울산광역시·경상남도·부산광역시 등 동남권 제조벨트의 생산기술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조 총장은 “연암공대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도전하면서 HD현대, LG 등 지역 기업과 연계한 가상현실 기반 실습 병행 생산공장(SimFactory, 심팩토리)을 활용한 교육혁신과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울산과학대에 구축 예정인 HD현대이엔티 개방형 설계센터가 심팩토리의 초기 실현 모델이다. 해당 센터에는 지역 중소 설계기업이 입주하고, 기업 매출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재학생·지역사회 재직자 교육을 담당하며, 이는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의 취지와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울산과학대를 이공계 전문대학의 서울대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조홍래 총장은 “이공계 전문대학의 서울대라고 하면, 교육에서 진정한 실험·실습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AI 등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현장을 모르고 오직 시험만으로 취업의 당락이 결정되며 이를 통해 인재가 배출된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조 총장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전문대학을 더욱 알릴 수 있도록 고등학교와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6월 제주도에서 개최된 ‘2025년 전문대교협 전문대학 총장세미나·임시총회’에서 다룬 내용 중 ‘고교 연계’ ‘전문대학의 개방’이 인상 깊었다. 현재까지 (전문대학은) 학생·학부모·교사와의 접점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전문대학과) 고등학교를 연계한다면 이들에게 전문대학에 대한 친근감을 형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장, 울산대 산학협력부총장 등을 역임한 조홍래 총장은 의과대학 교수 시절의 경험을 예시로 들며 ‘전문대학 공유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총장은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 보건의료원, 시립병원 등 전국 병원의 실습을 거쳐야 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임상 자격을 갖추는 것”이라며 “그러나 전문대학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번 글로컬대학30 사업의 키워드는 각 연합대학들이 차례로 실습교육을 하는 것이다. 지역에서의 체류 경험이 있으면, (학생들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것에 낯설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들이 ‘생활형 인구’를 늘리기 위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지난 2월 울산과학대 제13대 총장으로 연임한 조홍래 총장이 연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울산과학대)

– 올해 초 제13대 총장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연임 소감과 그간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듣고 싶다.
“다시 한 번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감사하다. 동시에 중책을 맡게 된 부담감과 책임감이 무겁다. 올해 개교 52주년을 맞은 울산과학대가 향후 50년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학생·교수·직원 등 모든 구성원과 원팀이 돼 최선을 다하겠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우리 대학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작년에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대해서는 미완의 숙제를 마무리한다는 심정으로 이번 임기에도 열심히 임하겠다.”

– 총장 임기 중 이룬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2021년 3월 취임하면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 수요자 중심의 교육혁신 모델 확립과 학사관리. 둘째, 참여와 공유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함께 성장하는 대학. 셋째, 재정 건전성 확립이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대학’을 만들고자 했다.

학교의 경쟁력은 결국 학생들의 신뢰에서 나오며, 이는 신입생 충원률과 높은 취업률로 나타난다. 먼저 교육혁신을 위해 산업체 수요에 맞춘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과정을 개설했다. 학생들이 소속 학과 전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과 수업을 선택할 수 있어 진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또한 2023년부터 금요일을 ‘교양데이’로 지정해 서부캠퍼스 학생들이 동부캠퍼스에서 교양 수업을 듣도록 했다.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고 협의하면서 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게 됐다.

지역사회 기여를 위해 지난해 3월 아산헬스케어센터를 개관했다. 기존 아산체육관, 청운체육관과 함께 ‘헬스케어 콤플렉스’를 구축해 지역 주민의 건강증진과 평생교육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24학년도부터는 푸드케어학과, 스포츠건강재활학과, 골프산업과, 사회복지상담학과 등 4개 성인학습자 대상 학과를 개설해 운영 중이고, 오는 2026년에는 인테리어시공학과를 신설해 중장년층과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새로운 사회 진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재정 건전성 확립을 위해서는 교육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선정돼 연간 약 300억 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는 전문대학 중 최고 수준으로, 이 예산으로 교육과정 혁신과 최신 실습 장비 도입 등 최고 수준의 실습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대학 병원장 경험을 살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대학 구성원의 정기 기부, 지역 기업의 기부 등 기부 문화 활성화를 통해 재정 건전성 확립에도 힘쓰고 있다.”

– 올해 전국 17개 시·도에 라이즈(RISE)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가운데 울산과학대는 울산시 라이즈 4개 프로젝트의 12개 단위과제에 모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라이즈 추진 관련 계획은. 
“울산시가 ‘울산시 라이즈 기본계획(2025년~2029년)’을 수립해 울산형 대학혁신 선도모형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4개 프로젝트의 12개 단위과제에 모두 선정된 것은 지역사회에서 우리의 역할과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각 단위과제는 울산시의 주력산업과 신성장 동력에 직결된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특히 지역 기업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맞춤형 인재 양성→취업 연계→지역 정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지자체, 지역 대학들과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울산시 전체의 고등교육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겠다.”

– 임기 동안 학생과 지역 주민을 위한 캠퍼스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힘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생과 지역 주민을 위한 캠퍼스 구축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들을 위한 캠퍼스 공간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향후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학생과 지역 주민을 위한 캠퍼스 공간 조성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동부캠퍼스와 서부캠퍼스 간 융합 교육을 위한 ‘교양데이’ 운영과 그라피티 작품 전시 등은 캠퍼스를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닌 문화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이다.

지난해 3월에는 세계적인 도시 작가인 토마 뷔유(Thoma Vuille)가 서부캠퍼스 청운국제관에 노란 고양이 ‘무슈샤’ 작품을 그렸고, 같은 해 6월에는 존 원(Jon One)이 서부캠퍼스 1공학관 외벽에 대형 그라피티 작품을 남겼다. 지난 7월에는 빌스(Vhils)가 동부캠퍼스 후문 근처에 대형 작품을 완성했다. 이 밖에도 지난 5월에는 울산 동구에서 유일한 대나무 숲길을 조성해 지역 주민에게 개방했다.

이와 같은 대학 운영과 캠퍼스 개방은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캠퍼스가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되고, 학생들도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앞으로도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과 건강 증진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 ‘열린 캠퍼스’를 만들어가겠다.”

– 최근 AI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교육계에서도 ‘AI 활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AI를 활용한 교육에 주력하고 있는데, 울산과학대가 계획·추진하는 AI 교육이 있다면.
“울산시에 SK, 아마존이 수조 원을 투입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것이 확정된 상황에서 AI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올해 컴퓨터공학과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AI-데이터센터 엔지니어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마트 조선 보안관리자 교육 등 실무 중심의 AI 융합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학과에 AI 기초 교육을 도입하고, 각 전공 분야와 AI를 접목한 융합 교육과정을 개발할 계획이다. 단순히 AI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는 것이 목표다.”

– 대학의 성인학습자 입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대학가에서는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 발맞춰 울산과학대는 올해 성인학습자 전담학과인 ‘골프산업과’를 신설하는 등 성인학습자를 위한 교육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인학습자는 우리 대학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다. 올해 신설한 골프산업과는 울산 지역의 골프 관련 산업 수요와 성인학습자들의 새로운 직업 경로 개발 필요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골프산업과는 전문 선수 양성, 골프 레슨부터 골프장 운영 관리, 골프 용품 제조·유통 등 골프 산업 전반에 걸친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성인학습자의 경력과 관심사를 고려한 유연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골프산업과 외에도 푸드케어학과,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사회복지상담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인테리어시공학과가 신설된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지역사회의 수요에 맞춰 성인학습자 전담학과를 지속적으로 개설·운영할 계획이다.”

조홍래 총장(오른쪽)과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이 빌스(Vhils)의 대형 벽화 앞에서 조 총장의 재임 기간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울산과학대)

– 재임기간 동안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과 목표를 밝힌다면.
“새로운 임기의 핵심 목표는 ‘현장 맞춤형 인재 양성 글로벌 대학’으로의 도약이다. 이를 위해 네 가지 핵심 과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첫째,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반드시 최종 선정돼 대학의 역량과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이겠다. 둘째, 산학협력 고도화를 통한 취업률 80% 달성이다. 산업현장의 요구와 학생들의 기대를 잘 맞춰 전국 최고의 취업 명문 대학이라는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 셋째, AI·디지털 전환(DX) 시대에 대응하는 미래형 교육과정 구축이다. 학생들을 위한 미래 교육 체계는 이미 완성해 운영하고 있고, 지난 2023년부터 지역 기업의 재직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넷째,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 모델 완성이다. 울산과학대가 지역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 학생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 이재명 정부의 고등교육정책과 관련해 교육 당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중앙 중심의 획일적 정책보다는 지역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전문대학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전문대학은 단순히 4년제 대학의 하위 개념이 아니라, 실무형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고유한 목표를 가진 교육기관이다. 라이즈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실행 과정에서 지역과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길 바란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평가 기준을 만들고,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무엇보다 전문대학이 지역 산업과 밀착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 조홍래 총장은…
서울대 의학과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부터 강동성심병원·서울대병원 외과의, 한림의대 일반외과 조교수, 미국 Emory의대 이식면역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1997년부터 울산대 의과대학 교수를 거쳐 울산대 기획실장, 울산대병원장, 울산대 산학협력부총장을 지냈다. 지난 2023년부터 울산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2월 울산과학대 제13대 총장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정리=”임연서” 기자 사진=”울산과학대”>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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