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시정조치 저축은행들, 매각·유상증자로 활로 모색

적기시정조치 저축은행들, 매각·유상증자로 활로 모색

라온, 경영개선권고 7개월만에 KBI그룹에 매각…경영 정상화 기대

OK저축, 상상인 인수 협상 막바지…하위권 M&A 물밑 논의도

저축은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건전성 지표 악화로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들이 매각과 유상증자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I국인산업의 라온저축은행 인수가 전날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으며 최근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이 기업에 매각된 첫 사례가 나왔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라온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기준 자산 규모가 약 1천247억원인 소형 저축은행이다.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KBI국인산업은 지난해에만 매출 611억원·당기순이익 318억원을 기록한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알려졌다.

KBI국인산업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유상증자와 부실자산 처분 등을 통해 라온저축은행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이후 경영상태를 점검해 지난해 12월 부과한 경영개선조치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온저축은행과 함께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던 안국저축은행은 매각 대신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직접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자본을 조달해 경영을 개선하는 전략을 택했다.

1분기 기준 자산 규모가 약 2천847억원인 안국저축은행은 지난해 약 500억원 상당 부실채권을 정리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약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이후 지난 1분기 대출 연체율이 12.26%로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는 높지만 직전 분기(19.3%)보다 개선됐다.

상상인저축은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은 이번 라온저축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적기시정조치 중인 다른 저축은행들의 경영 정상화 절차도 탄력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 자율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그간 지속돼 온 저축은행의 건전성 리스크가 자연스럽게 해소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난 3월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상인저축은행을 OK저축은행이 인수하는 협상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에 따르면 양사는 매각가(약 1천80억원) 등 핵심 쟁점에 합의했으며 고용승계 등 세부 사안을 두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해 금융당국 경영실태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취약) 판정을 받아 올해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태로, OK저축은행에 매각되면 부실 자산 정리에 속도가 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 규모는 지난 1분기 기준 약 2조3천165억원이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지 않았지만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하위권 저축은행들을 두고도 물밑에서 인수 작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경우에 비해선 당장 매각 유인이 크지 않아 가격 등의 조건 협상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라온저축은행에 이어 상상인저축은행 사례가 촉매제가 되면서 하반기 M&A가 더 활발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wisefool@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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