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 걸’ 모세, 이제는 ‘트로트인 걸’ 춘길

‘사랑인 걸’ 모세, 이제는 ‘트로트인 걸’ 춘길

KBS 1TV ‘아침마당’ 명불허전

★한줄요약 : 얼굴없는 발라드 황태자 모세, 아버지 이름 품고 트로트 왕좌 노린다

모세였던 그 남자가 ‘춘길’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발라드 감성으로 한 시대를 적셨던 그가 이번엔 트로트 무대에서 마이크를 쥐고 있다. 11일 KBS 1TV ‘아침마당’ 명불허전 코너에서 춘길은 자신의 굴곡진 인생과 노래 이야기를 풀어놨다.

2005년, ‘사랑인 걸’로 가요계를 강타했지만 정작 본인은 ‘무면가수’였다. 노래는 전국에 울려 퍼졌는데, 정작 부른 사람 얼굴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노래는 사랑받았는데 저를 아는 분은 드물었죠”라는 말에는 웃음보다 씁쓸함이 묻어났다.

그 후 활동은 뜸해졌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장사도 하고, 막노동과 택배 상하차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런데도 소수의 팬들이 보내준 응원 덕에 마음이 움직였다. “큰 무대에서 한 번 더 노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그를 경연 무대로 이끌었다.

그리고 ‘춘길’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단순한 예명 변경이 아니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이었다. 데뷔 직전,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지만 어린 마음에 병실을 피한 불효를 저질렀다. 아버지는 2018년에 세상을 떠났고 그는 ‘다시는 노래하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팬들의 응원 앞에 마음이 바뀌었다. 마지막 무대에라도 아버지 이름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 드라마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2019년 교통사고를 당했고, 후유증으로 2년 가까이 고생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한 끝에 희귀병 판정을 받았다. 목 앞쪽 경추 수술을 받으면서 성대 손상 위험까지 안았다. 다행히 마비는 피했지만, 성대 상태가 완벽하진 않다.

“성대가 100%는 아니지만, 관리 잘 하겠습니다.” 무대 위에서 춘길은 여전히 노래를 부른다. 이제는 아버지의 이름을 입고, 더 단단해진 목소리로.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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