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감세법안은 앞으로 가장 부유한 계층에게만 금전적 혜택을 늘려주고 가난한 국민들의 소득은 오히려 더 줄어들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초당적 중립기구인 의회 예산국(CBO)이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CBO는 미국의 최빈층 국민은 정부의 메디케이드 등 의료지원과 식품 지원 등에 대한 예산 감축으로 연간 약 1200달러의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에 미국의 가장 부유한 상위 10%는 트럼프 감세로 인해 연간 1만3600달러의 추가 소득을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민 전체로는 세법 개정으로 인한 세금 감소로 소득이 다소 늘어나겠지만, 가장 큰 혜택은 최고 소득자인 10%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CBO는 밝혔다.
의회의 이러한 보고는 의회의 의원들이 워싱턴을 떠나서 지역구에 가 있는 동안에 발표된 것으로, 의원 대다수는 이 세법에 대한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해야 한다.
이번 세법은 트럼프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 자랑한 세법 개정안으로 지난 7월 공화당 의원들이 억지 힘으로 간신히 의회를 통과 시킨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원이 이 법안에 분노하며 반대했다. 그러면서 (부유층을 위한) 트럼프 감세와 예산 집행의 우선 순위 변동이 정부의 가장 치명적으로 중요한 (빈민층) 구호 사업과 지원 프로그램을 없애고 국가 부채를 최고 한도로 부풀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원 예산위원회의 민주당 대표인 브렌던 보일 의원은 “이 예산안은 억만 장자들에게는 정말 크고 아름다운 것이겠지만, 미국의 노동자 계급과 가난한 사람들에겐 실제로 가난을 더 악화시키는 악법이다”라고 11일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CBO조사 결과 새 예산에 따른 정부의 식품지원금 삭감은 실제로 수 백만 명의 국민들에게 타격을 미칠 것으로 확인되었다.
약 240만 명의 기존 수혜자들이 새로 규정된 고용 조건 등의 영향으로 국가지원의 ‘영양보조 프로그램’ 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잃게 된다.
저소득층 국민들은 새 법안에 규정된 식품지원대상 제한 등 여러가지 지원 삭감으로 인해서도 실질 소득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새 법안에 규정된 메디케이드 혜택조건의 변경 때문에 2034년까지 1000만명 이상의 미국민이 국가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의회 예산국의 이 보고서가 발표된 후 하원 세입위원회의 제이슨 스미스 위원장(공화당)은 오히려 CBO의 조사방법론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여러 번 했던 비난을 되풀이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CBO는 여전히 여러 통계를 부정확하게 만들어 내는 데 온갖 노력을 다 하고 있으며 민주당의원들과 마찬가지로 (하층민에 대한) 연방 예산의 낭비와 (부유층) 증세 만을 선호하고 있다. CBO 발표는 믿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여름 휴가로 한달 동안 워싱턴을 떠나 있는 동안 이번 부자 감세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의회의 고소득층의 주장을 부지런히 퍼나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서는 유권자들과 지역 사회단체 대표들에게서 엄청난 반대 의견의 공세와 질책을 당해야 했다.
지난 주 마이클 플러드 공화당 하원의원이 네브래스카주 링컨에서 연 주민 공청회에서 사람들은 “부자에게 세금을 물려라” (Tax the rich)는 구호를 연호하면서 그의 트럼프 감세법 선전에 맞섰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런 반응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백악관의 애비게일 잭슨 부대변인은 지난 주 정례 기자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미국 우선주의를 전례없이 강하게 추진하게 해 줄 것이며 열심히 일하는 가족들의 부를 늘리고 미국 경제를 부흥시키고 우리 국경을 보호해 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