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유준상 기자)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은 SSG 랜더스 투수 김민이 최근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김민은 11일 현재 50경기 45이닝 3승 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 노경은(20홀드), 이로운(19홀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홀드를 만들었다.
2018년 1차지명으로 KT 위즈에 입단한 김민은 지난해까지 1군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다. 특히 지난해 71경기 77⅓이닝 8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31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김민에게 변화가 찾아온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SSG와 KT가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하면서 김민이 SSG 유니폼을 입게 됐다. SSG는 그 대가로 좌완투수 오원석을 KT에 내줬다. 불펜에 안정감을 더하기 위해 김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민은 시즌 초반만 놓고 보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냉정한 분석이다. 3~4월 16경기 12⅔이닝 4홀드, 5월 13경기 11⅓이닝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56으로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6월 10경기 9⅓이닝 2승 4홀드 평균자책점 1.93으로 반전에 성공했고, 8월 8경기 8이닝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13으로 제 몫을 다했다. 지난달 8일 문학 KT전부터 8월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0일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김민은 “트레이드된 이후 SSG 불펜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 지난해만 해도 불펜이 팀의 약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지금은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하고 있지 않나. 또 (이)로운이도 자극을 받고, 나 역시 로운이를 보며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이 꼽은 반등 비결은 자신의 주무기인 투심이다.
KBO 통산 509홈런을 친 ‘리빙 레전드’ 최정이 김민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김민은 “투심을 던질 때 자신감을 찾으면서 변화구까지 좋아진 것 같다”며 “투심으로 홈런을 맞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올 시즌에 투심을 던져 만루홈런을 처음 맞았다. (공의 위력이)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김민은 “(최)정이 형이 ‘타자 입장에서 절대 투심을 못 친다. 내가 가장 치기 어려운 구종이 투심이다’라고 하셨다. 그 전에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정이 형의 말을 듣고 투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광현의 조언도 있었다. 김민은 “(김)광현 선배님이 좀 답답했던 것 같다. ‘넌 원래 투심을 던지는 투수고,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인데, 왜 자꾸 삼진을 잡으려고 하냐. 3구 안에 승부하라’고 조언해 주셔서 그 이후로 좋아진 것 같다”며 “(조언을 되새기기 위해) 모자 안쪽에도 ‘3구 이내’라고 적어놨다”고 설명했다.
SSG는 11일 현재 53승49패4무(0.520)로 4위를 지키고 있다. 3위 롯데와의 격차가 3경기 차에 불과해 더 높은 곳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김민은 “우리 팀에는 과부하가 걸린 불펜투수가 없다. 팬분들께서 많이 던진다고 걱정하시는데, 아직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부상자가 나오면 전력에 손실이 있는 만큼 남은 시즌 동안 체력과 부상 방지에 신경 쓰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여름이 되면 체력 저하로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오히려 나는 더 좋아지고 있다. 가을야구에도 나가고 싶다. 계속 좋은 모습으로 뛰고 싶다”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지만, 대표팀에도 한 번 가보고 싶다. 하던 대로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부산,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