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잖아!” vs “던지고 말해!” 한화 문동주, 160.7㎞ 던지고도 폰세에게 인정 받지 못한 사연

“볼이잖아!” vs “던지고 말해!” 한화 문동주, 160.7㎞ 던지고도 폰세에게 인정 받지 못한 사연

한화 문동주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문동주는 이날 6이닝 5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3패)째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승리에 단 1승만을 남겨놓았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인정 안 해주던데요(웃음).”

한화 이글스 문동주(22)는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팀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5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문동주는 시즌 9승(3패)째를 수확하며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썼다.

10일 경기에서의 승리는 문동주 개인에게 매우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팀 차원에선 3연패를 끊었고, 개인으로는 주 2회 등판에서 만든 승리였다. 문동주는 지난 5일 대전 KT 위즈전(7이닝 2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에서도 선발로 제 몫을 다 했는데, 4일 휴식만을 취하고 등판한 경기에서 팀과 개인 승리를 모두 챙겼다.

한화 문동주(오른쪽).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5일 KT전에서 KBO리그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6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KT 이정훈을 상대로 4구째에 던진 직구의 구속이 시속 160.7㎞가 나왔다. 이는 트랙맨으로 구속 측정을 일원화한 올해에 나온 시즌 최고 구속이다. 종전은 팀 동료 김서현이 5월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던진 160.5㎞였다.

문동주는 이와 관련해 “그 전에 157㎞의 직구를 던졌었는데, 잘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도 안타를 맞았다. 더 강한 공을 던져야 파울이 나든, 밀리든 해서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 더 강하게 던졌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2년 전인 2023년 4월 12일 광주 KIA전에서 시속 160.1㎞의 강한 공을 이미 던진 바 있다. 이 공으로 문동주는 KBO리그에서 시속 160㎞를 넘긴 ‘첫 번째 한국인 선수’란 타이틀을 얻었다.

한화 문동주.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이번에는 그때 광주에서보다 더 세게 던졌다. 광주에서는 1회에 던지지 않았나. 이번엔 6회에 던졌으니까, 몸이 조금 더 지친 상태에서 던진 거다. 그래서 힘을 더 많이 써야 했다”고 전했다.

문동주가 던진 160.7㎞의 공은 스트라이크존 하단 밑으로 향했다. 이정훈이 커트를 해 파울로 기록됐지만, 스윙을 하지 않았다면 ‘볼’ 판정을 받았을 공이었다. 이와 관련해 문동주는 팀 동료 코디 폰세(31)와의 재밌는 뒷얘기를 밝혔다.

문동주는 “폰세가 인정을 안 해준다고 하더라(웃음). ‘볼이잖아!’라고 얘기를 해서 나는 ‘일단 던져보고 말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니 폰세가 ‘나는 나이가 조금 있어’라고 말해 같이 웃었다”고 전했다.

한화 문동주(앞)와 코디 폰세(오른쪽).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사실 폰세는 160㎞를 충분히 던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폰세가 1~7회까지 똑같이 157㎞ 이상의 공을 던지는 게 더 대단하다고 본다. 그렇게 평균 구속을 유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폰세가 탈삼진 18개를 잡은 경기가 개인적으로 내가 올해 가장 인상적으로 본 우리 팀의 경기다. 나는 10개도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데, 폰세는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후반기 들어 매번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문동주는 어느덧 두 자릿수 승리에 1승만을 남겨 놓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개인 승리에 대해선 욕심을 보이지 않았다.

한화 코디 폰세.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개인 승리는 사실 조금 더 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만을 만들어놓고 내려오는 것에 만족한다. 작년에 안 좋게 시즌을 일찍 마무리했다. 올해는 이 시기를 잘 넘겨서 좋은 마무리를 하고 싶다. 있는 힘을 다 뽑아서 쓰겠다는 생각”이라며 남다른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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