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국내 한 계곡 인근 도랑에 통발을 설치한 한 낚시 애호가가 다음 날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낚시 유튜버로 활동 중인 채니아빠는 최근 사진의 채널에 ‘집 옆 계곡에 통발을 놓았더니 더이상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잡혔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미끼로 반려견 사료와 밥을 넣어둔 통발 두 개에서 무려 100마리가 넘는 ‘버들치’가 한꺼번에 잡혀 올라온 장면이 담겨 이목을 사로잡았다.
채니아빠는 “전부 버들치만 잡혔다. 무게로 따지면 2~3kg 정도 되는 양”이라며 “작은 개체는 거의 없고, 큰 놈들만 통발에 가득했다”고 말했다. 통발로 잡힌 일부는 방류 처리 됐지만 채니아빠는 “버들치는 번식력이 강해 잡아도 개체 수 유지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계곡에서 즐기는 통발 낚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우리 하천의 생태와 토종 어종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다. 버들치처럼 흔하지만 매력적인 민물고기는 물가에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름의 청량함을 더한다.
통발에서 와르르 쏟아진 버들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버들치는 잉어목 잉어과에 속하는 토종 민물고기로, 몸길이는 보통 8~15cm이며 길고 납작한 체형에 작은 눈을 가진다. 주둥이 끝에는 위턱에서 앞으로 튀어나온 육질 돌기가 있고, 입수염은 없다. 몸빛은 황갈색 바탕에 암갈색 세로띠가 나 있으며, 등 쪽은 짙고 배 쪽은 연하다.
주로 우리나라 서해·남해로 유입되는 하천의 상·중류와 남부 동해안 하천에 분포하며, 산간 계류나 강 상류의 맑고 찬물에서 서식한다. 수서곤충, 갑각류, 실지렁이, 부착조류 등을 먹는 잡식성 어종으로, 환경 적응력이 높아 물이 조금 탁해도 살아남는다. 심지어 오염된 물에 사는 개체가 더 크게 자라는 경우도 있다.
민물고기 버들치. / 한국학중앙연구원
버들치는 계곡이나 하천에서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다. 작은 어망이나 페트병 덫만 설치해도 잡히며, 견지낚시로도 어렵지 않게 낚인다. 식용 가치가 높진 않지만, 잡어 매운탕이나 튀김 요리로 활용되기도 한다. 과거 만주 일대 독립군들도 버들치를 잡아 생선탕을 끓여 먹으며 체력을 보충했다는 기록이 있다.
날렵한 체형과 귀여운 외모 덕분에 수족관 애호가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여과력이 적당한 수조에서 잘 자라고, 먹이를 가리지 않으며 환경 적응력도 뛰어나다. 다만 식성이 매우 강해 작은 치어나 다른 어종을 공격할 수 있어 합사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깨끗한 물에 사는 버들치.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전북 지역에는 버들치를 ‘중고기’ 또는 ‘중태기’라 부르는 전설이 전한다. 조선 중기 고승 진묵대사가 물가를 지나던 중 청년들이 버들치를 잡아 끓이고 있었는데, 억지로 먹게 하자 진묵이 “살생을 하지 않겠다”며 소화 후 버들치를 산 채로 토해 물속에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다. 이 전설은 버들치라는 민물고기에 독특한 문화적 색채를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