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처럼 흐르는 리듬과, 중심 없는 구조 속에서 철학이 깃든 시각적 언어가 펼쳐진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인사아트 1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진하 작가의 개인전 ‘Floating Phase(떠도는 위상)’가 관람객들의 호응 속에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반복과 차이, 리듬과 시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무위(無爲)의 철학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박 작가는 “작품은 동일한 형태가 반복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서 미세한 어긋남과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러한 의도된 불일치는 단조로움을 피하고, 음악의 ‘페이징(Phasing)’ 기법처럼 독특한 리듬감과 변주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구조는 중심이 없다. 이는 장자의 비중심적이고 자유로운 철학을 연상시키며, 관람객이 시선을 따라 흐름에 자연스럽게 휩쓸리게 만든다. 박 작가는 “특정한 중심 없이 퍼져나가는 구조는 보는 이가 자신도 모르게 흐름에 휩쓸리게 만든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무언가를 ‘보는’ 행위를 넘어 ‘느끼는’ 것에 가까운 경험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하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꾸준히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업은 동양적 사유와 현대적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각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번 전시는 8월 11일까지 이어지며, 무위의 철학과 시각적 시간성을 경험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김지윤기자 jykim@justeconomi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