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양민혁이 포츠머스에 합류했다.
지난 시즌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영국 무대에 적응했던 양민혁이 지난 시즌에 이어 또다시 챔피언십 팀으로 임대를 떠났다. 과거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시절 프리미어리그의 언더독으로 불렸던 포츠머스가 양민혁을 임대 영입했다.
포츠머스는 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양민혁 임대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포츠머스는 토트넘 홋스퍼로부터 양민혁을 영입해 한 시즌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양민혁은 2024-2025시즌 후반기를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보냈으며, 이번이 그의 두 번째 챔피언십 참가다”라며 양민혁이 포츠머스에서 한 시즌 동안 임대로 뛸 예정이라고 알렸다.
포츠머스의 사령탑 존 무시뉴 감독은 구단을 통해 “양민혁은 지난 1월 토트넘에 합류했을 때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라면서 “이후 양민혁은 QPR로 임대돼 챔피언십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양민혁을 칭찬했다.
무시뉴 감독은 이어 “나는 일주일 뒤 프래턴 파크(포츠머스의 홈구장)에서 그를 보기 전 그가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하는 훌륭한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는 영광을 누렸던 것을 기억한다”며 “양민혁은 영국에 온 이후 정말 바쁜 나날을 보냈고, 포츠머스에서 그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시뉴 감독은 “우리는 그가 진정한 유망주라고 믿고 있으며, 토트넘이 그를 높게 평가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번 임대는 그의 발전을 위한 다음 단계와도 같다”면서 “그는 직선적이고 흥미로운 플레이를 펼치며, 이번 시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양민혁을 향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츠머스는 “양민혁은 그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2024년 7월 최연소로 K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선수가 됐다. 그는 2025년 초 토트넘과 장기 계약을 맺기 위해 영국으로 이적했고, 전년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하기로 합의했다”며 양민혁이 토트넘에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구단은 “몇 주가 지난 뒤 양민혁은 QPR로 임대됐고, 프래턴 파크에서 1-2로 패배한 경기를 포함해 14경기에 출전했다. 양민혁은 두 번이나 골을 넣었는데, 스토크 시티전에서 만회골을 넣었고 옥스퍼드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는 데 도움을 줬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대표했고, 3월에는 요르단과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팀 경기에 출전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앞서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활동하는 크리스 와이스는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민혁이 포츠머스로 향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포츠머스가 한국 국가대표 선수인 양민혁을 영입하기 위해 토트넘과 임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한다”며 “양민혁의 포츠머스 이적은 24시간 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는 오른쪽 윙어이지만, 중앙에서도 뛸 수 있다”고 했다.
와이스의 보도대로 포츠머스는 하루 만에 양민혁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양민혁은 2025-2026시즌 포츠머스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십 무대를 누빌 예정이다.
지난해 만 18세의 나이로 K리그1에서 12골 6도움을 올리며 한국 최고의 재능으로 우뚝 선 양민혁은 토트넘에 합류한 뒤 과거 박지성이 뛰기도 했던 챔피언십의 QPR로 임대돼 영국 무대에 적응하는 데 집중했다.
반 시즌 동안 2골 1도움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무난한 임대 생활을 마치고 토트넘으로 돌아온 양민혁은 토트넘의 프리시즌 캠프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다음 시즌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잉글랜드 리그 원(3부리그)의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 출전해 적극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 전개 능력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토트넘 팬들 앞에서 눈도장을 찍었다. 양민혁은 15분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토트넘 팬들로부터 루턴전에 출전한 선수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양민혁은 토트넘의 프리시즌 투어에 동행, 홍콩과 한국에서 진행된 토트넘의 프리시즌 일정을 1군 선수단과 함께 소화했다.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는 후반전 막바지 제임스 매디슨 대신 교체 투입돼 또다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토트넘이 올여름 양민혁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을 대거 임대 보내기로 결정한 탓에 양민혁은 무언가를 더 보여줄 새도 없이 또다시 팀을 떠나게 됐다.
지난 시즌 QPR과의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했던 포츠머스는 챔피언십에서도 약팀에 꼽힌다. 팬들은 양민혁이 2부리그에서도 수준급 클럽이 아닌 곳으로 임대된다는 사실에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어린 선수들이 겪는 통과 의례와 같다. 오랜 기간 토트넘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한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꼽혔던 케인조차 어린 나이에는 레이턴 오리엔트와 밀월FC, 노리치 시티 등에서 임대 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쌓다 토트넘으로 돌아온 뒤 20대 초중반의 나이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양민혁의 임대 소식에 아쉬워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양민혁의 포츠머스 임대 이적으로 토트넘엔 이제 한국 선수가 없게 됐다.
지난 10년간 토트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 입단했다.
사진=포츠머스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