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에서도 남녀공학 전환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단성학교(남학교‧여학교)가 성별 구분을 허물고 학생 수 확대에 나선 것이다.
특히,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잠실고등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을 승인하면서 남녀공학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승인에 따라 잠실고는 내년 3월 신입생 모집 때부터 여학생을 받는다. 잠실고가 남녀공학 학교로 전환하는 것은 1983년 개교 이후 43년 만이다.
서울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4년 새 서울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학교는 10곳에 달한다. △대경중 △상일여중 △장충고 △광운인공지능고 △동구마케팅고 △서울의료보건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염광여자메디텍고 △화곡보건경영고 등 기존 단성 체제를 유지해 온 중·고교가 잇따라 공학 체제로 전환했다.
전국적으로도 같은 흐름이 뚜렷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녀공학 전환 학교는 2020년 6곳에서 2021년 12곳, 2022년 23곳, 지난해 21곳, 올해 32곳으로 늘었다. 불과 5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공학 전환 학교에 3년간 매년 1억 원씩, 총 3억 원의 시설 개선비를 지원하고 있다. 남녀 학생이 함께 쓰는 화장실·탈의실, 급식실 등 시설 개보수가 대상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단성학교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부모·학생 의견을 반영해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의 한 전환 고교 교장은 “신입생 수가 줄어들면서 기존 단성 체제로는 반 편성이 불가능한 해도 있었다”며 “남녀공학으로 바꾼 뒤에는 모집이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졸업생과 학부모는 “학교 정체성이 희석된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