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맨유는 새 시즌을 앞두고 공격진 영입에만 2억 파운드(약 3,730억 원) 가까이 쏟았다. 이제 남은 건 좋은 재료를 활용해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다.
맨유가 최대 문제점으로 꼽혔던 공격진을 완전히 개편했다. 지난 시즌 라스무스 호일룬, 조슈아 지르크지가 지킨 맨유 최전방은 최악이었다. 두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넣은 골은 7골이다. 지난 시즌 맨유 팀 득점(44골)의 20%도 되지 않는다. 맨유는 여름 이적시장 초반부터 공격수 영입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고, 고액의 이적료를 들여 PL 검증이 완료된 마테우스 쿠냐(6,250만 파운드)와 브라이언 음뵈모(7,100만 파운드)를 품었다.
맨유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영입으로 공격 강화에 방점을 찍고자 한다.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모든 대회 21골을 기록한 베냐민 세슈코가 맨유행을 목전에 뒀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맨유는 이적료 6,630만 파운드로 라이프치히와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현재 세슈코는 맨체스터에 도착해 메디컬 테스트를 준비 중이며, 검진이 완료되는 대로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맨유는 세슈코 영입으로 2025-2026시즌 새로운 공격진 구축을 마쳤다. 이제 좋은 자원들을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고 활용할지가 중요하다. 후벵 아모링 감독의 스리백 시스템에서 세슈코, 쿠냐, 음뵈모가 서로의 강점을 극대화할 긍정적인 신호는 분명 존재한다.
동선 정리, 이상 무
우선 포지션이 겹칠 우려는 없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서 공개한 지난 시즌 터치맵을 보면 세 선수의 플레이 위치가 확실하게 구분된다. 쿠냐는 좌측에서 중앙으로 좁혀들어오는 움직임을 선호한다. 음뵈모는 주로 오른쪽에서 활동한다. 최전방에 위치하는 세슈코는 중앙에 국한하지 않고 좌우 측면과 후방을 아우르며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간다. 터치맵대로 세 선수가 움직인다면 동선 정리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탐욕보다 이타적인 플레이 선호
각자 편한 위치가 겹치지 않는다 해서 세 선수의 호흡이 훌륭할 거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세 선수의 상호작용이다. 세 선수 모두 동료와 연계 플레이를 강점으로 지녀 호흡을 맞추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음뵈모는 지난 시즌 위사의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창출된 공간을 활용해 PL에서 20골을 뽑아냈다. 쿠냐는 중원으로 내려오는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는 걸 즐겼다. 덕분에 쿠냐는 왼쪽에서 중앙으로 쉽게 파고들어 박스 근처에서 위협적인 찬스를 자주 만들었다.
세슈코는 연계 플레이의 중심이 될 수 있다. ‘디 애슬레틱’에서 공개한 트래킹 데이터에 따르면 세슈코는 분데스리가 두 시즌 동안 짧게 내려오는 움직임(coming short), 볼 소유자를 지원하는 움직임(support runs)에서 유럽 스트라이커 중 상위권에 올랐다. 이처럼 세슈코는 쿠냐, 음뵈모에게 빠르고 유연한 패스 연계를 위한 발판을 제공할 수 있다.
아모림이 원하는 스트라이커
세슈코는 아모링 감독이 원하는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아모링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에게 단순한 득점 역할만 맡기지 않는다. 수비수를 유인하고 10번 역할을 하는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시즌 호일룬이 이런 움직임을 계속 시도했지만, 저조한 경합 능력으로 고전했다. 호일룬의 공중 경합 성공률은 25%에 불과했다. 반면 세슈코의 공중볼 경합 성공률은 57.4%다. 게다가 90분당 드리블 돌파 횟수 1.46회로 큰 키에도 유려한 발기술을 갖췄다. 이는 스트라이커가 수비수들을 버텨내며 후방의 공격 지원군이 도착할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세슈코의 합류로 맨유는 속도, 연계, 피지컬을 두루 갖춘 균형 잡힌 공격진을 완성했다. 남은 과제는 이들이 시즌 내내 부상 없이 호흡을 유지하며 아모링 감독의 구상을 경기장에서 구현하는 일이다. 기대와 압박이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스리톱이 맨유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디 애슬레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