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아픈 손가락’ 윤성빈이 데뷔 8년 만에 가능성을 꽃피우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윤성빈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8회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 3탈삼진을 기록했다.
7-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그는 첫 타자 김선빈을 시속 155㎞ 직구 두 개로 몰아붙인 뒤, 시속 142㎞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어 김도영에게는 시속 156㎞ 강속구를 두 차례나 던지며 1볼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를 형성했고, 시속 141㎞의 포크볼을 구사해 또 한 번 헛스윙을 유도했다.
기세를 탄 윤성빈은 마지막 타자 최형우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전날(5일)에도 사직 KIA전 8회에 등판해 김도영, 최형우, 박정우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했던 그는 이틀 연속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필승조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입증했다.
윤성빈은 롯데가 오랜 시간 기다려온 ‘만년 유망주’였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윤성빈은 데뷔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입단 첫해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재활에 전념한 뒤 2018년 1군 무대에 데뷔했으나 18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2019년, 2021년, 2024년에는 각각 1경기 출전에 그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서서히 기억에서 멀어지던 그는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올 시즌 묵묵히 준비를 이어왔다.
올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한 그는 4월 한 달간 5경기에 등판해 18⅓이닝 평균자책점 2.45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후 5월2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올 시즌 첫 1군 마운드에 올랐으나, 1이닝 4피안타 9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7월30일 문학 SSG 랜더스전 이후 294일 만의 1군 등판이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다시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친 그는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후 띄엄띄엄 1군 무대에 얼굴을 비쳤다.
그리고 마치 불펜이 자신의 천직인 듯, 현재까지 10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윤성빈의 호투는 롯데에 더할 나위 없는 큰 힘이 된다.
올 시즌 롯데는 정철원, 최준용, 홍민기, 김원중 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불펜진을 앞세워 선두 한화 이글스와 2위 LG 트윈스가 벌이는 치열한 선두 싸움에 3위로 발을 맞추고 있다. 2위 LG를 4게임 차로 쫓고 있어 7개 팀 중 유일하게 선두권에 근접한 위치다.
그러나 롯데는 전날 셋업맨 최준용이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불펜 운영에 공백이 생겼다.
아직 필승조 한 자리를 완전히 꿰찼다고 보긴 어렵지만, 윤성빈은 위력적인 구위로 롯데 벤치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금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기회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파이어볼러 셋업맨’이라는 타이틀이 머지않아 그의 이름 앞에 붙을지, 윤성빈의 앞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