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회장이 몽구·몽헌 회장에게 써준 사인은 ‘둘 다 진본’이라 더 혼란

왕회장이 몽구·몽헌 회장에게 써준 사인은 ‘둘 다 진본’이라 더 혼란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일각에서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사인 모양이 예전과 너무나 달라 조작 의혹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명예회장은 원래 ‘鄭’ 자를 또렷이 쓴 뒤 둘레를 원으로 시원 스럽게 돌리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 형제 간 분쟁에서 공개된 명예회장의 사인은 ‘鄭’ 자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흘려 있었다. 원 모양도 온전하지 않았다.

 특히 몽구 회장 측이 26일 공개한 명예회장의 사인은 ‘鄭’ 자 가 일그러져 있었다. 기자회견 직후 사인이 워낙 흘림체라 ‘鄭 자냐’ ‘周永자냐’라는 논란도 있었다.

 양측의 사인 공방이 절정을 이뤘던 이날은 그래서 더 혼란스 러웠다.

“우리 것만 진짜다” “명예회장이 직접 사인한 것은 이 것뿐이다”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난무했다.

 그런데 여기서 매우 중요한 대목이 있다. 양측은 나중에 명예회장에게서 받아온 사인을 모두 ‘진본’ 이라고 서로 인정해줬다는 점이다. 의혹을 샀던 몽구 회장 측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명예회장의 사인이 진본이라며 공개할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명예회장은 몽구 회장이 보는 앞에서 사인을 했다는 주장이다. 몽헌 회장도 김재수 본부장까지 대동해 받아낸 사인이라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명예회장은 당시 왜 두 아들이 찾아갈 때마다 사인 을 다 해줬을까? 여기에서 다시 불거지는 것이 ‘명예회장의 건강 논쟁’이다.

“명예회장은 과연 온전한 판단 아래 서류에 사인했을까?”

따라서 “그의 판단력은 여러 차례 오락가락 할 정도가 아니냐 ?”는 의문이 생긴 것이다. 양측은 명예회장의 건강은 문제가 없다고 강변했다. 자신들이 받은 결재 사인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몽헌 회장은 이같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명예회장의 사인 공 방을 잠재울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았다.

 그는 마침내 3월 27 일 명예회장을 직접 7인 현대경영위원회에 나오게 했다. 바로 이 회의장에서 발언한 명예회장의 육성을 녹음해 공개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사인 논쟁’을 잠재운 명예회장의 육성은 이렇게 해서 세상에 공개됐다.

 한마디로 현대그룹은 핵폭탄(정주영 명예회장의 육성)으로 진압된 전쟁터와 같았다. 명예회장의 육성으로 몽헌 회장만이 현대그룹의 단독회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양측의 사인 공방이 명예회장의 음성녹음으로 진압된 셈이다.

“지나간 일인데 더 캐묻지 마라(몽구 회장 측).”

“명예회장 사인 문제는 내부 문제다. 그만하자(몽헌 회장 측).”

[나는박수받을줄알았다105]에서 계속…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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