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 아라비제와 울산의 FIFA 소송, 무엇이 문제였나

[히든트랙] 아라비제와 울산의 FIFA 소송, 무엇이 문제였나

아라비제(왼쪽, 울산HD), 이상민(오른쪽, 대전하나).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HD와 소속 선수였던 조지아 공격수 아라비제의 계약 분쟁이 6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판결로 일단락됐다.

축구계에 따르면, 6FIFA 산하 분쟁조정위원회(DRC)가 아라비제의 분쟁에 대한 결과를 울산에 공식 통보했다. 잔여연봉 및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아라비제의 손을 들어줬다. 구체적인 판결문은 아직 전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울산은 대응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비제는 2024시즌 후반기 울산에 합류했다. 꾸준한 활약은 아니었지만 포항스틸러스 상대로 2골을 몰아쳐 5-4 명경기 승리를 만들어내는 등 번뜩이는 모습이 있었다.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새 시즌을 기대할 만했다. 그런데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치 증발하듯 선수 등록에서 제외됐다.

사건은 2025년 초에 발생했다. 여러 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라비제는 구단에 김판곤 당시 감독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아라비제의 주장은 김 감독으로부터 두바이 전지훈련 참가 기간 중 폭언을 들었으며, 팀 훈련에서 배제되고 비정상적인 시간대에 개인훈련을 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팀 일정 전반에서 분리됐고, 사진촬영과 등번호 배정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 중 일부는 구단 차원에서 중재가 이뤄졌으나, 핵심인 훈련 및 스케줄 배제는 여전했다.

아라비제는 이후 다수의 증거 자료를 수집해 울산 구단에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수 차례 발송했다. 당시 아라비제를 대리하던 한국 에이전트가 여러 차례 협의를 시도했고, 내용증명 발송 뒤 구단과 만나는 자리를 주선하고 조정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결국 아라비제는 소송을 예고하고 곧 조지아로 출국했다. 당시 울산 구단과 대리인 등은 마지막 해결책으로 K리그1 다른 구단의 공식 오퍼를 이끌어 낸 뒤 아라비제에게 이적을 제안했다. 그러나 아라비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을 떠났다5개월 후 DRC는 아라비제의 손을 들어줬다

폭언 여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거칠긴 했지만 그런 언사는 한국뿐 아니라 다수 국가에서도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축구 지도자가 관례적으로 쓰는 언어 및 조치로 소송전까지 가는 건 너무하다고 보기도 한다. 그러나 FIFA는 선수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아라비제(왼쪽, 울산HD), 민경현(오른쪽, 인천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아라비제(울산HD). 서형권 기자

 

아라비제의 울산 이적을 주선했던 국내 에이전트는 풋볼리스트의 취재에 응하며 사건 초기부터 사안을 인지하고 선수의 훈련 복귀 등 실질적인 조정을 구단과 논의했으며, 마지막까지 중재를 시도했다그러나 선수는 우리 측에게 별다른 설명 없이 내용 증명을 보내는 등 소송을 강행했고, 출국 전날에서야 증거 자료와 소송과 관련된 내용을 일부 공유받았다. 더 이상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업무를 중단한 상태라고 했다.

울산 구단은 DRC보다 상위기관에 해당하는 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항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사건이 발생한 당시에도 중재를 위해 노력했던 울산은 이미 구단을 떠난 김 전 감독과 한 배를 타고 이번 분쟁을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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