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장마철, 속이 더부룩하고 입맛도 떨어진다. 이럴 때는 기름기 적고 간단한 한 끼가 간절하다. 버터와 마늘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탱글탱글한 새우와 고소한 계란이 든든함까지 채워주는 요리. 오븐 없이 프라이팬 하나만 있으면 충분한 계란 새우 피자다. 따로 반죽할 필요 없이 또띠아 한 장이면 피자 도우 역할도 끝난다. 치즈가 쭉 늘어나고, 새우의 감칠맛에 은근한 단맛까지 더해져 아이들 간식은 물론 어른 야식으로도 잘 어울린다.
조리 시간은 15분이면 충분하고, 재료도 냉동 새우와 계란, 또띠아, 치즈 정도만 있으면 된다. 냉장고 속 자투리 양파나 양배추를 활용할 수 있어 알뜰한 재료 처리에도 효과적이다. 정리하기 번거로운 오븐 사용 없이, 프라이팬 하나로 피자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계란 위에 또띠아를 얹는다
보통 피자는 도우 위에 소스와 치즈, 토핑을 올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레시피는 반대로 간다. 팬에 계란부터 부친 다음 그 위에 또띠아를 얹는다. 계란이 자연스럽게 또띠아에 달라붙고, 익힌 뒤 뒤집으면 튼튼한 도우가 완성된다. 계란의 고소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도우와 함께 씹혀 풍미가 배가된다.
계란물에는 소금 2꼬집과 다진 양파를 섞어준다. 양파 대신 양배추도 괜찮다. 식감을 살리고 단맛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양배추는 양파보다 수분이 많아 미리 수분기를 살짝 제거해 주는 게 좋다.
계란이 다 익기 전에 또띠아를 올리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계란과 또띠아가 잘 붙는다. 약불에서 천천히 익혀야 바닥이 타지 않고 부드럽게 익는다. 뚜껑을 덮는다면 수분이 갇혀 더 촉촉한 식감도 낼 수 있다.
새우는 버터+마늘로 볶는다
냉동 새우는 물에 담가 해동해 두면 껍질 벗기기 쉽다.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잘 닦아준다. 프라이팬에 버터 한 조각과 다진 마늘 1숟가락을 넣고 중약불에서 향을 낸다. 마늘이 살짝 노릇해지기 시작하면 새우를 넣고 볶는다.
새우는 익히면서 오그라들고, 속이 반투명에서 흰색으로 변한다. 겉면이 노릇하게 익고, 바삭한 식감이 날 정도로 익히면 더 좋다. 한쪽 면이 다 익으면 뒤집어서 골고루 익힌다. 완전히 익은 새우는 한쪽에 덜어두고, 나중에 다시 토핑으로 쓴다. 이때 팬은 그대로 둔다. 남은 마늘 향과 버터 오일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계란을 부칠 때 풍미를 더해준다.
소스와 치즈로 마무리한다
계란과 또띠아가 붙은 상태에서 뒤집은 다음,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펴 바른다. 일반 피자 소스를 써도 되지만, 집에 흔히 있는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2숟가락 정도가 적당하다. 양이 너무 많으면 수분이 생겨 또띠아가 눅눅해질 수 있다.
소스를 바른 위에 볶아둔 새우와 마늘을 다시 올린다. 그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골고루 뿌리고 뚜껑을 덮는다. 약불에서 천천히 익히면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기다린다. 뚜껑을 덮으면 치즈가 빨리 녹고, 계란과 또띠아 사이의 수분도 유지된다.
치즈가 녹은 뒤 불을 끄고 마무리로 단맛을 더한다. 알룰로스, 꿀, 올리고당 중 원하는 재료를 뿌리면 된다. 단맛이 고소한 치즈 맛과 어우러져 풍미를 높인다. 매콤한 맛을 원하면 레드페퍼 파우더를 뿌려준다. 피자에 감칠맛을 더하고,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계란 새우 피자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냉동 새우 10마리, 계란 2개, 양파 1/4개, 소금 2꼬집, 버터 1조각, 다진 마늘 1숟가락, 통밀 또띠아 1장, 토마토 파스타 소스 2숟가락, 모짜렐라 치즈 1줌, 알룰로스(또는 꿀, 올리고당) 약간, 레드페퍼 파우더
■ 만드는 순서
1. 냉동 새우 10마리를 해동하고 물기를 제거한다.
2. 양파 1/4개를 잘게 다진 후 계란 2개에 소금 2꼬집, 다진 양파를 넣고 잘 풀어둔다.
3. 팬에 버터 1조각과 다진 마늘 1숟가락을 넣고 볶다가 새우를 넣어 노릇하게 익힌 뒤 꺼낸다.
4. 같은 팬에 계란물을 붓고 바로 또띠아 1장을 얹는다.
5. 계란이 익으면 조심스럽게 뒤집는다.
6. 토마토 파스타 소스 2숟가락을 또띠아 위에 펴 바른다.
7. 익힌 새우와 마늘을 올리고, 모짜렐라 치즈 1줌을 뿌린다.
8.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익힌다.
9. 알룰로스 또는 꿀을 약간 뿌리고, 원하면 레드페퍼 파우더로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새우는 완전히 해동한 후 물기를 꼭 제거해야 기름에 튀지 않는다.
– 또띠아는 얇은 통밀 제품이 잘 어울린다.
– 계란이 완전히 익기 전 또띠아를 올려야 서로 잘 붙는다.
– 치즈는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천천히 녹여야 눅눅하지 않다.
– 마무리 당류는 소량만 뿌리는 게 맛 균형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