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벌칙 펑고 훈련’ 중 어깨를 다친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이 수술대에 오른다.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를 앞두고 마운드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던 시점이었다. 복귀를 1년 이상 늦추면서 다시 한 번 기나길 재활에 돌입하게 됐다.
최근 핵심 타자 송성문과 비FA 6년 다년계약을 체결하면서 내년 도약을 다짐하던 키움은 2군 훈련장에서 일어난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안우진을 1년간 잃게 됐다.
‘벌칙 펑고 훈련’을 시킨 2군 코치는 사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키움 구단은 5일 “안우진은 2일부터 5일까지 세 차례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어깨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이 확인됐다”며 “곧 수술 병원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엑스포츠뉴스 2025년 8월4일 오후 8시15분 단독 보도).
구단은 “수술 후 약 1년의 재활 기간이 예상된다”며 “내년 시즌 전반기 후반 무렵 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우진은 지난 2일 경기도 고양 국가대표 훈련장에서 열린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 자체 청백전에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키움 구단은 “안우진은 최고구속 157km/h를 찍은 속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1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며 “슬라이더는 최고 구속 148km/h, 체인지업은 141km/h까지 스피드가 나왔다”고 밝혔다.
문제는 청백전이 끝난 뒤 불거졌다.
엑스포츠뉴스 취재에 따르면 안우진은 자체 청백전에서 패한 팀에 내려진 벌칙 펑고 훈련을 받다가 어깨를 다쳤다. 안우진은 부상 위험성 때문에 펑고 훈련을 처음 고사했지만, 코치진의 지시로 결국 훈련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초기 검진 결과 안우진은 오른쪽 어깨 관절 쪽 인대 손상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을 던지는 오른쪽 어깨 부상이기에 사실상 시즌 아웃이 유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키움 구단의 발표는 시즌 아웃을 넘어 내년 6~7월이나 되어야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키움 구단은 “안우진은 추가 훈련 제외를 요청했으나 패배 팀 전체가 참여하는 분위기에서 파트 코치의 권유로 훈련에 동참했다가 다쳤다”며 “펑고 훈련은 외야 필드에서 진행했으며 강도는 세지 않았다. 적인 분위기에서 진행한 것이 아니지만, 구단은 이번 부상을 선수단 안전 관리 소홀로 발생한 중대한 사안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엑스포츠뉴스의 첫 보도가 나간 뒤 야구계는 발칵 뒤집혔다. 1군 에이스 역할을 해야하는 핵심 투수에게 펑고 훈련을 지시한 것 자체가 난센스였고 말도 안되는 부상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이번 수술을 통해 안우진은 내년 초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자체가 아예 무산됐다.
일본, 대만, 호주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한 조에 속해 2위 안에 들어야 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입장에서 안우진처럼 좋은 구위를 갖고 있는 선수의 참가 자체가 무산된 것은 큰 손해다.
안우진은 향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해당 사건이 부상자명단에 등재될 일도 아니다. 만약 장기 부상으로 포스팅 및 FA와 관련한 1군 등록 일수 문제가 생긴다면 안우진이 오히려 구단에 손해배상 소송을 걸어야 할 정도의 황당한 일이다.
이번 수술에 따라 안우진 기량 회복 자체에도 의문점이 붙는다. 내년 여름에 돌아오면 거의 3년 만에 공을 던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투수여도 공백이 길어지면 과거와 같은 위력의 공을 던진다는 보장이 어렵다.
안우진은 사회복무요원 기간 전후로 수술대에 오르는 악재를 겪게 됐다.
지난 2022년 KBO리그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같은 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던 안우진은 2023시즌 24경기 등판 뒤 팔꿈치 통증을 느껴 이탈했다.
안우진은 이후 정밀 검진에서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진단을 받아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고, 같은 해 12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해 9월17일 소집해제를 앞둔 상황이다.
이에 안우진은 훈련 강도를 높이면서 퓨처스팀 자체 청백전 등판까지 소화하는 등 복귀 수순을 차근차근 밝고 있었으나 또 한 번 수술대에 오르면서 3년을 쉬는 셈이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