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7월 美 판매 호실적…”가격 동결 전략 통했다”

현대차·기아, 7월 美 판매 호실적…”가격 동결 전략 통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 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현대차·기아가 미국의 비우호적이고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지난달 미국에서 두 자릿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이번 실적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친환경차의 선전과 미국 관세 리스크에도 차량 가격을 동결한 선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7월 미국 시장에서 총 15만735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2% 늘어난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차가 8만6230대로 14.4% 늘었고, 기아는 7만1123대로 11.9%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소매 판매 기준 점유율은 11.5%(현대차 6.3%, 기아 5.2%)로 전년 동기 대비 0.7% 상승했다.

7월 미국에서 현대차의 SUV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으며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7%에 달했다. 양사 합산 최다 판매 모델은 준중형 SUV ‘투싼’으로 1만6406대가 팔렸다. 이어 싼타페 1만4128대(57.2%), 팰리세이드 1만3235대(53.5%)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는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스포티지(1만4392대)와 텔루라이드(1만411대)가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또한 신형 ‘K4’가 1만1188대로 7개월 연속 1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신규 볼륨 모델로 자리 잡으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 등에 따르면 7월 미국 완성차 시장은 현대차·기아 외에 ▲토요타 21만8022대(19.9%↑) ▲포드 18만8374대(9.4%↑) ▲혼다 12만1017대(0.2%↑) ▲스바루 5만4035대(4.5%↑) 등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이번 실적은 친환경차의 선전만큼 미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 동결을 고수한 전략 역시 주효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는 미국이 하반기부터 주요국 자동차 관세율 15%를 부과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 가격 인상을 통해 이를 전가하려 하지만 9월 말 예정돼있는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과 맞물려 소비자 부담 증가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가격 인상 없이 관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며 시장 방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시장점유율을 방어하는 선에서 손익을 최대한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미국 시장에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총 89만3152대를 판매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점유율 역시 11%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7월까지 미국 시장 누적 판매도 3010만대를 달성했다. 이는 일본 토요타(54년), 혼다(47년)보다 빠른 39년 6개월 만의 기록으로 비(非)미국계 완성차 중 토요타와 혼다에 이어 세 번째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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