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제는 회복 신호와 구조적 불안이 교차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수출은 반등 조짐을 보이지만,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내수 회복은 여전히 더딥니다. 수출 개선이 실물경제로 확산되지 않는 성장 디커플링은 체감 경기를 제약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대외 불확실성이 상수화된 상황에서 단기 지표를 넘어 산업 구조 전환과 전략적 대응이 요구됩니다. <직썰> 은 2026년 경제와 산업의 거시 흐름을 점검하고, 위기 국면의 분야별 전략과 구조적 해법을 짚습니다. [편집자주] |
[직썰 / 손성은 기자] 2026년 은행권 실적의 관건은 외형이 아니라 수익 구조다. 가계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주택담보대출 중심 성장은 사실상 종료됐다. 은행들은 대출 확대 대신 순이자마진(NIM) 방어, 비이자이익 확대, 주주환원 강화로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가계대출 성장 멈춤…대출 증가율 3%대 후반
국내 주요 리서치센터는 2026년 은행권 대출 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본다. 가계대출 규제가 고착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성장세는 둔화 흐름을 벗어나기 어렵다. 대출 외형 확대에 의존해온 기존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
NH투자증권은 5대 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2025년 4.4%에서 2026년 3.8~3.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NICE신용평가 역시 가계대출 확대에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6년 은행 대출 흐름을 ‘가계 정체, 기업 완만한 증가’로 요약했다.
◇금리 인하 국면 진입…NIM 방어가 1차 시험대
2026년 은행 실적의 첫 관문은 NIM이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예대금리 경쟁이 재개되면서 이자마진 압박은 불가피하다. 기업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가계대출만큼의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NIM이 상반기 약세를 보인 뒤 하반기 회복하며 연간 기준으로는 2025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NIM 방어의 핵심 변수는 기준금리 흐름, 예대금리 경쟁 강도, 대출 포트폴리오의 위험 관리다. 대응력에 따라 은행 간 실적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이자 한계 뚜렷…비이자이익이 실적 완충 장치
이자이익 둔화를 보완할 수단은 비이자이익이다. 자산관리, 투자금융, 파생·외환 관련 수수료 사업이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은행권은 이미 구조 전환을 시작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은행권 비이자이익은 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이상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4년 실적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은 2026년 5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이 13조6000억원으로 약 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정KPMG는 대출 레버리지 중심 성장 모델의 약화를 지적하며, 비이자부문 경쟁력과 리스크 관리가 실적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당·자사주 소각 확대…주주환원이 최종 평가 지표
주주환원은 2026년 은행 가치 평가의 마지막 관문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은행주는 ‘고배당 소득형 자산’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 유입도 늘어나는 흐름이다.
은행들은 배당성향 상향,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 정례화를 병행하며 환원 정책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주주친화 조치가 아니라,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자본 활용 능력을 시장에 증명하는 과정이다. 대출 확장과 NIM 상승에 기대던 성장 공식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고 관리하는지가 실적 평가의 핵심 지표로 자리 잡았다.
◇‘크기’보다 ‘설계’…2026년 은행 실적의 기준
2026년 은행권은 외형 경쟁에서 구조 경쟁으로 이동한다. 대출 성장률, NIM, 비이자이익, 주주환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안정적인 성과가 나온다. 수익 구조 다변화와 비용 통제, 자본 활용 전략이 균형을 이루는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의 격차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