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원주 기자] 중국이 새해 초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6’에서 RGB(적색·녹색·청색)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적용한 모니터를 선보인다. 이를 시작으로 TV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RGB 경쟁이 디스플레이 전 분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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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HKC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세계 최초로 RGB 미니 LED 기술을 적용한 모니터 ‘M10’을 선보인다. HKC는 중국 TV 기업인 하이센스에 RGB 미니 LED 패널을 제공하는 등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쌓아온 기업이다.
RGB LED는 적색·녹색·청색 등 세 개의 광원 소자를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기존 백색 LED와 비교했을 때, 색 재현과 밝기 표현 측면에서 뛰어난 성능을 낸다. RGB LED는 이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와이즈가이리포트에 따르면, RGB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208억달러(약 29조8418억원)에서 오는 2035년 400억달러(약 57조388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KC의 모니터 제품 출시에 따라 TV 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RGB 경쟁이 모니터 등으로 전방위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 하이센스, TCL 등은 RGB 기술을 채택한 TV 제품을 내세웠다. 하이센스는 올해 초 CES 2025에서 세계 최초 RGB TV를 공개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였으며, TCL은 지난 9월 IFA 2025에서 163형 RGB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CES 2026에서 75·86·100인치 ‘LG 마이크로 RGB 에보’를 신제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같은 RGB라고 해도 한국과 중국간 기술 격차는 뚜렷하다는 평가다. 하이센스 등은 미니 LED를 기반으로 한 RGB를 채택했는데, 이들이 사용하는 소자 크기는 100~500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100㎛ 이하)보다 크다. 광원의 크기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중국 제품들의 명암비와 색재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RGB 제품에 있어 국내 기업들은 지금까지 쌓아온 OLED 기술 등을 더해 차별점을 가져가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한 실력을 증명할 것”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게이밍 모니터에서 주사율이 중요한 것처럼 분야별로 요구되는 디스플레이의 특성이 다르다”며 “RGB를 활용해 무조건 화질을 올리는 방향으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