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선수가 행운버거 모델로 기용된 건 처음입니다.
행운을 몰고 올 상혁
연말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메뉴가 있습니다. 새해의 운과 희망을 상징하는 맥도날드의 ‘행운버거’입니다. 올해 행운버거의 얼굴로 선택된 인물은 조금 특별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입니다. e스포츠 선수가 행운버거 캠페인 모델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페이커라는 이름은 이제 게임을 넘어 하나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는 지난 11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어요. 이 우승으로 T1은 통산 6회 월즈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고, 페이커는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페이커는 세계 최고 자리에 있으면서도 늘 담담합니다. 사상 최초로 월즈 6회 우승, LCK 10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그의 태도는 언제나 조용하고 절제돼 있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그를 ‘대상혁’이라 부릅니다. 실력뿐 아니라 인성까지 존경받고 있죠. 13년 차 현역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구설수나 논란에 휘말린 적도 없습니다.
행운버거는 2013년부터 매년 연말에 출시돼 새해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온 한정 메뉴입니다. 특히 2019년부터는 판매 시 100원씩을 적립해 한국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RMHC 코리아)에 기부하는 구조를 유지하며 ‘먹기만 해도 기부가 되는 착한 버거’로 불립니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1,000만 개를 넘어섰어요.
선한 영향력이 곧 행운으로
페이커를 둘러싼 팬 문화 역시 행운버거의 취지와 닮았습니다. 그의 우승을 기원하며 쓰레기를 줍고, 헌혈과 기부에 참여하는 선행은 팬들 사이에서 하나의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응원이 곧 좋은 행동으로 확장되는 구조입니다. 맥도날드가 페이커를 캠페인 모델로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페이커는 젊은 세대에게 가장 신뢰받는 얼굴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식품·외식업계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이미 검증됐습니다. 팔도의 ‘왕뚜껑’, 아라치치킨, 롯데웰푸드의 ‘월드콘’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그를 광고모델로 내세웠습니다. 화려함보다 꾸준함, 자극보다 진정성을 선택한 거죠. 어쩌면 행운이라는 건 우연이 아니라 이런 태도와 시간의 축적에서 발현되는 게 아닐까요?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2026년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