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비행 드론 솔루션 기업 니어스랩이 코스닥 입성을 위한 첫 관문을 높은 성적으로 통과했다. 니어스랩은 최근 진행된 기술성 평가에서 전문 평가기관 두 곳(이크레더블, 한국기술신용평가)으로부터 모두 ‘A’ 등급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해서는 통상 A, BBB 등급 이상이 요구되는데, 두 기관 모두에게 A 등급을 받아내며 기술의 완성도와 사업성 측면에서 확실한 점수를 챙겼다는 평가다. 목표 시점인 2026년 상장까지의 로드맵이 한층 명확해졌다.
기술성 평가는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게 가장 까다로운 첫 번째 허들이다. 단순히 기술이 우수한지를 넘어, 해당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시장성)를 종합적으로 검증받는 자리다. 니어스랩이 획득한 A·A 등급은 회사가 내세운 ‘피지컬 AI(Physical AI)’ 기술이 연구실 수준을 넘어 상용화 단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음을 방증한다.
이번 평가의 핵심은 니어스랩의 독자 기술인 ‘에어리얼 인텔리전스(Aerial Intelligence)’였다. 이는 파일럿의 조작이나 GPS 신호 없이도 드론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비행 경로를 수정하며 임무를 수행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평가기관들은 이 기술이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점검이라는 민간 영역뿐만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은 국방 분야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니어스랩의 행보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닌 ‘팔리는 기술’을 만드는 데 집중되어 있다. 초기에는 접근이 어려운 풍력발전기 안전 점검 시장을 공략해 레퍼런스를 쌓았다면, 최근에는 이를 방위산업으로 확장하며 체급을 키우고 있다.
회사는 고속 요격 드론 ‘카이든(KAiDEN)’과 군집 자폭 드론 ‘자이든(XAiDEN)’을 잇따라 선보이며 방산 시장에 진입했다. 현대 전장 환경이 소형화, 무인화 추세로 급변함에 따라 고난도 자율 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시장에서 쌓은 자율비행 데이터와 노하우를 방산에 접목해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진출 성과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니어스랩은 미국 드론 기업 레드캣 홀딩스(RedCat Holdings)와 제휴를 맺으며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특히 최근 미국 방산기업 L3해리스(L3Harris)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사격 시험에서 카이든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며 실전 성능을 검증받은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미뿐만 아니라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방산 드론 공급을 추진하며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은 향후 진행될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도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이번 결과에 대해 “우리가 추구해 온 피지컬 AI의 기술적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음을 객관적으로 증명받은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풍력발전 시장에서 입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산 분야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자율비행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2026년 코스닥 시장에 안착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술성 평가라는 큰 산을 넘은 니어스랩에게 남은 과제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와 승인이다. 기술력은 인정받았으나,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상황과 깐깐해진 거래소 심사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와 수익성 개선을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