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모따 향한 인종차별, K리그 ‘300만 관중 시대’에도 팬 문화와 인식 제고는 숙제

FC안양 모따 향한 인종차별, K리그 ‘300만 관중 시대’에도 팬 문화와 인식 제고는 숙제

안양 공격수 모따가 25일 광주와 원정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울고 있다. 이날 페널티킥을 실축한 그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무수한 악성 댓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FC안양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안양 공격수 모따가 25일 광주와 원정경기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 공격수 모따(29·브라질)가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다. K리그 인기가 높아지고 관중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팬 문화와 인식 수준은 여전히 그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모따가 인종차별을 당한 사실은 안양 구단이 28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드러났다. 그는 25일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경기 종료 후 라커룸에서 모따는 눈물을 흘렸고, 구단 통역사가 “(모따의) 소셜미디어(SNS)에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일부는 ‘원숭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강경 대응 방침을 내놨다. 선수협회는 30일 “선수의 인권을 침해하는 온라인 혐오 표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모따와 협의해 가해자에 대한 선처 없는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안양은 아직 공식입장을 내진 않았으나,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현재 안양과 소통하고 있다. 추후 구단이 법적 대응을 결정할 경우, 프로축구연맹 법무팀이 조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리그는 올 시즌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K리그1 정규리그 33라운드가 끝난 18일 기준, 유료 관중은 306만3666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K리그는 2023년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올해까지 3년 연속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늘어난 관중 수만큼 팬 문화의 성숙도는 여전히 부족하다. 온라인에서 선수 개인을 향한 혐오와 조롱이 난무하는 현실은 단순한 악성 댓글의 문제가 아니라 K리그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 특히 이번 인종차별 가해자 중 상당수가 특정 구단 팬이 아니라, SNS의 익명성 뒤에 숨은 가계정으로 드러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문화도 지적된다. 인종차별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팬과 구단, 리그 모두가 근본적인 자정의 노력을 해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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