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미관세 극적 타결…李대통령 “아름다운 협상” 與 “역사적 업적” 野 “부담은 이제부터”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29일) 경주APEC 현장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30일 “아주 멋지고 아름다운 협상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한미 정부가 관세협상 세부 내용을 합의한 데 대해 “협상 타결에 대한 대내외 압박과 낭설을 이겨낸 국익·실용·실리 외교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을 포함한 야권에선 “국익을 내준 협상”이라며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전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양국 간 신뢰와 협력을 더욱 굳건히 하며, 미래지향적 한미동맹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는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오래도록 이어져 온 우정과 협력 속에서 한미동맹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우리는 함께 손잡고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또 하나의 낭보가 전해졌다. 우리의 오랜 숙원이었던 핵잠수함 승인 소식”이라며 “이 대통령이 매우 논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쾌거”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은 참 똑똑한 협상가다. 이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최고 중의 최고)다. 현금 선불이라는 악조건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반전시켰다”며 “외교 협상의 모범으로 기록될 만한 역사적 업적”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미국의 한국 핵 추진 잠수함 승인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매우 논리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쾌거다. 이 대통령은 참으로 똑똑한 협상가”라며 “한미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김병기 “경제·안보 두 마리 토끼 잡아”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무엇보다 관세 인하는 큰 성과”라며 “특히 자동차 부품 관세를 15%로 인하한 것은 산업의 숨통을 틔워준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에 이어 안보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기대하고 소망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핵추진 잠수함 승인에 대해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 공급을 요청한 것은 (핵) 비확산 원칙을 지키면서도 한미 동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가장 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원자력 기술과 운영 경험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잠수함 건조 능력과 운영 전력 또한 세계적”이라며 “이 두 가지가 결합된다면 국방 안보와 미래 산업 모두에서 새로운 도약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與 “아주 성과 있는 극적 타결”

전현희 수석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천재 이재명 대통령의 국익중심 한-미 관세협상 합의를 크게 환영한다”며 “기존 상호관세 25%를 15%로 대폭 낮췄고, 대미 현금투자 2,000억불도 연간투자상한 200억을 설정해 우리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최고위원도 “이재명 정부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은 대한민국의 숙원 사업이자, 굳건한 한미동맹의 신뢰가 만들어 낸 위대한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 김영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우리 정부가 미국 입장에서의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아주 성과 있는 타결”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첫 회담에서 ‘페이스 메이커’를 자처한 이 대통령이 이번에 다시 한번 찰떡궁합을 이끌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협상팀의 노고를 평가하고 앞으로 국회에서 협상 결과를 지원하기 위해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국회에서 특별법 형태로 할지, 비준 형태로 할지 논의해 봐야겠다”며 “대통령께서 여야 대표를 불러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이번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與 “대내외 압박 이겨낸 실용 외교의 큰 성과”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29일) 한미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발표된 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협상 타결에 대한 대내외의 압박과 낭설을 이겨낸 국익·실용·실리 외교의 큰 성과”라며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희망과 막힘없는 성장에 대한 기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수출 주력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와 반도체 관세 조정, 일부 품목의 최혜국 대우 적용 등 대한민국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걷어냈다”며 “농업시장 추가개방을 막아내며 우리 농업과 농촌을 위한 방어도 철저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농업·농촌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오직 국민과 국익만 바라보고 뚝심 있게 협상을 추진해 온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관세협상의 최종타결은 우리 경제를 굳건히 떠받치는 힘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이 잘사는 코스피 5000시대를 위한 한미 관세협상의 세부 후속 조치를 면밀히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수출 활로를 든든히 할 제도를 완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을 만나 “비준 절차 등이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국회가 초당적으로 이번 관세 협상 타결 후속조치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고, 야당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를 뒷받침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힘 “얻은 것 없어…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과연 국익을 지키는 협상이었는지는 의문”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하지만,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대로 마무리됐다”며 “과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주장하던 ‘국가 이익을 지키는 협상’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3500억 달러 투자 합의가 진정한 ‘국익’인지, 아니면 외환시장 불안을 초래할 ‘부담의 씨앗’인지는 곧 드러날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을 우롱하는 ‘국회 패싱’ 외교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며 관세 협상의 구체적 과정 공개를 요구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래 10년을 옭아맨 협상 결과”라며 “얻은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또 “핵 잠수함 건조도 미국 무기 사야하고, 핵연료 승인을 받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한국은 무려 10년간 매년 현금 2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규모는 안 밝혔지만, 조선업 투자 1500억달러 중에도 현금이 포함됐다”며 “한미동맹이 무상 제공하던 전략 자산을 ‘미국산’으로 우리가 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얻은 것이 없다. 자동차 관세 우위도 잃었다. EU, 일본 경제 대비 우리가 가장 큰 타격이다. 통관 완화 등 농산물 개방은 얼렁뚱땅 설명이 없다”며 “핵 잠수함 건조도 미국 무기 사야 하고, 핵연료 승인을 받았을 뿐이다. 현금은 총 350억달러만 투자한다는 기존 정부 설명과 완전히 다르다. 협상이 잘돼 문서도 필요 없다더니, 그때 왜 문서화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타결된 건 다행”이라면서도 “(협상팀이) 엄청나게 수고했다고 생각하지만, 이걸 갖다가 우리가 만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착시효과가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이 7월에 설명한 것은 대부분 3500억달러 보증이고, 현금투자는 5%, 175억달러(라고 했다)”라며 “이번에 타결한 게 10년 동안 나눠 내는 거지만 2000억달러 현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정부가 설명한 것에 비하면 직접 투자가 늘어난 거고,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항상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협상 구조 다시 점검해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5%였던 자동차·부품 관세를 15%로 낮춘 건 현실적으로 최선의 결과”라며 “연간 투자 상한 200억달러는 우리 기업의 부담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공들여 쌓은 한·미 FTA의 탑이 형해화된 건 매우 안타깝다”라며 “협상 구조는 다시 점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종오 “협상 아니라 강요된 약속”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연 200억달러 분할 납부는 강도적 약탈임에는 변함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위원회 위원장을 미국 상무부 장관이 맡는 구조는 주권 침해와 다르지 않다”라며 “투자의 방향과 속도를 사실상 미국이 통제하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APEC을 앞두고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국익이 희생됐다”며 “이건 협상이 아니라 강요된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의 전격 합의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이날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 대미 투자펀드 총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는 현금 투자로,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방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현금 투자액 2000억 달러에 대해서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