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직원의 과로사 의혹이 제기되며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일부 의사들이 “우리도 주 100시간씩 일한다”는 불만을 내비치며 선택적 공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중심으로 런베뮤 사건과 비견해 본인들의 처지를 한탄하는 의사들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한 게시글에서 의사로 추정되는 A씨는 “주 80시간 과로사가 이렇게 이슈될 일인가? 물론 돌아가신 분이야 안타깝고, 산재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주 100시간씩 일하면서 ‘처단한다’는 협박을 듣고 있는 직종도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들도 물론 (근무 시간이) 주 80시간을 넘을 거다. 거기에 사람마다 역치가 다르다고 주장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선택적 공감이 역겹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에 의사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법적으로 당당히 주 52시간 이상 굴려도 되는 직업은 의사(전공의)다. 심하면 주 130시간도 일했는데 그 상한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둔 게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지키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공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주 80시간 근무가 살인적인 것도 맞고 이슈될 일도 맞다. 근데 왜 베이커리에서 일한 사람의 근무 조건은 이슈화되는데, 주 80시간 넘게 일하는 전공의들에게는 당연한 거냐? 그리고 그걸 문제 삼으면 왜 어김없이 사명감 타령을 하는 거냐”고 분노했다.
|
특히 지난 2019년 2월에 주 105시간 일하고 당직실에서 숨진 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소아과 전공의 사건이 회자되며 불만이 더욱 쌓였다.
이밖에 “젊은 의사들은 다 주 80시간 이상 일한다”, “그 누가 전공의 근무 시간에 관심이라도 줬는지”, “과로를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라고 하려면 대한민국 전공의는 다 죽었어야 한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11~26일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1013명을 대상으로 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전공의의 수련 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에는 전공의 수련 시간 상한이 주 80시간으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를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도 27.8%에 달했다. 이중에선 주 104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전공의도 3.3% 있었다.
그러나 의사들의 하소연에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누리꾼들은 “사람 늘려준다니까 게거품 물면서 싫다는데 어쩌라는 거냐”는 의견을 필두로 “남의 죽음을 비교 대상으로 삼냐”, “젊은 사람이 일하다 죽었는데 그걸 경쟁처럼 말하냐”라고 지적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