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
손흥민을 영입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LA)FC가 리그 2위 연봉을 그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축구의 신’으로 발롱도르를 8번이나 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이어 많은 돈을 받는 선수라는 점이 자료로 나타났다.
30일(한국시간) MLS 선수협회가 발표한 2025 연봉 가이드를 보면 손흥민은 기본급 1036만8750달러(약 147억6000만원)를 받는다.
기본급은 메시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메시는 1200만 달러의 기본급을 수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손흥민이 메시와 유이하게 미국 프로축구에서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보장받는 선수인 셈이다.
MLS 선수협회는 10월 1일 기준으로 선수들의 연간 기본급과 ‘평균 보장 보수’를 나눠 발표했다. 연간 평균 보장 보수는 기본급에 1년 단위로 환산한 계약금, 마케팅 보너스 등까지 합한 액수다.
연간 평균 보장 보수에서도 손흥민은 1115만2852달러로, 메시(2044만6667달러)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LAFC의 총 지출액은 3000만 달러를 조금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흥민의 연봉이 팀 총연봉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8월 7일(한국시간) LAFC와 사인했다.
당시 LAFC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LAFC는 글로벌 축구 아이콘 손흥민을 영입했다”라고 발표했다. 구단 측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손흥민은 LAFC와 2027년까지 유효한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 계약을 맺었다.
계약엔 연장 옵션이 포함돼 계약 기간을 늘릴 수있다. 옵션에는 2028년까지 계약 기간을 늘릴 수 있는 1년 연장 옵션과 2029년 6월까지 연장하는 추가 옵션이 포함됐다. 2+1+1년 계약인 셈이다.
LAFC는 입단 직후부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부터 손흥민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며 “손흥민은 국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며, P-1 비자와 국제 이적 증명서(ITC)를 받으면 경기에 출전할 자격을 얻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에서 10년간 활약한 후 LAFC에 합류했다”라며 “그는 모든 대회에서 173골을 넣고 101개의 도움을 기록했으며,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트를 수상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고 그의 커리어를 조명했다.
거의 3달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LAFC는 손흥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손흥민은 MLS에서 10경기를 뛰며 9골 3도움을 기록했다. 해트트릭을 한 차례 뽑아내며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공격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한 것은 물론 기존 공격수인 드니 부앙가와의 환상 호흡을 통해 LAFC 순위를 끌어올렸다.
LAFC는 서부 콘퍼런스 16개 팀 중에 3위를 차지했다.
30일 오스틴 FC와 MLS 컵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치른다.
한편, 메시와 손흥민에 이어 기본급과 연간 평균 보장 보수 모두 3위를 차지한 선수는 메시와 함께 인터 마이애미에서 활약하는 FC바르셀로나 스타플레이어 출신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기본급 849만9996달러·보장 보수 877만4996달러)였다.
부스케츠는 올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다.
파라과이 국가대표로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활약해 국내 축구팬들도 잘 아는 미겔 알미론(애틀랜타, 기본급 605만6000달러·보장 보수 787만1000달러), 멕시코 국가대표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첫 경기 독일전에서 결승포를 터트리며 깊은 인상을 남긴 이르빙 로사노(샌디에이고, 기본급 600만 달러·보장 보수 763만3333달러)가 뒤를 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최고 연봉이 185억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에서 받는 만큼은 아니지만 손흥민 나이가 33살이란 점을 감안하면 LAFC에서도 손흥민 급여에 많은 신경을 쓴 본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에 따르면 손흥민은 LAFC 입단 후 10경기만 소화하고도 메시에 이어 2025시즌 MLS 유니폼 판매 2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입단 초기에는 손흥민의 유니폼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팔리자 구단에서 급하게 유니폼을 찍어내는 일도 있었다.
또한 손흥민이 LAFC에 합류한 뒤 LAFC의 홈구장 BMO 스타디움을 찾는 한국 팬들이 눈에 띄게 늘었으며, 홈경기 암표가 늘어난 것은 물론 LAFC의 원정 경기 티켓도 이전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LAFC는 손흥민을 영입할 때 투자했던 금액을 금세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손흥민은 지난여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년 총액 1450억원에 이르는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 끝에 LAFC 이적을 선택했다. 지금까지는 손흥민과 LAFC는 물론 MLS까지 3자가 윈-윈-윈 이루는 모양새다.
한편, 구단별 연봉 지출 순위를 살펴보면 MLS 전체 연봉 1위 메시와 3위 부스케츠가 뛰고 있는 마이애미가 4897만 달러(약 700억원)로 선수단 유지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가장 많았고, 손흥민의 소속팀 LAFC가 3010만 달러(약 430억원)로 마이애미의 뒤를 이었다.
애틀랜타 유나이티드(2850만 달러·약 407억원)와 신시내티(2320만 달러·약 332억원)가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