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APEC] 李대통령·트럼프, 의약품 관세협상 타결…제약업계 ‘100% 관세 폭탄’ 벗어나

[경주APEC] 李대통령·트럼프, 의약품 관세협상 타결…제약업계 ‘100% 관세 폭탄’ 벗어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개월 동안 이어졌던 한미 관세 협상이 29일 저녁 사실상 마무리되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미국 측이 일부 의약품에 대해 최대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현지 생산 설비 확대와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로 촉각을 곤두세웠던 제약사들도 이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번 협상을 통해 의약품은 최혜국 대우를 적용받아 15% 관세를 내게 됐고, 제네릭 의약품은 아예 관세를 면제받기로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 의약품을 비롯한 일부 품목의 관세 조건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항공기 부품이나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도 무관세 혜택을 받는 것으로 정리됐다.

이런 결과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의약품의 미국 내 생산설비가 없으면 100%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예고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진전으로 받아들여진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만약 초고율 관세가 현실이 됐다면, 국내에서 만든 의약품의 미국 시장 내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를 수밖에 없어 미국 진출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다봤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의약품의 최혜국 대우와 제네릭의 무관세가 확정된 점은 불확실성을 크게 줄인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라며 “당초 우려했던 100% 관세 폭탄에서 벗어나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의 관세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역시 제네릭 의약품처럼 미국 내 가격 안정과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는 만큼, 최혜국 대우에 따라 15%의 관세가 적용되거나 아예 무관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대부분 국내 기업이 미국 내 위탁생산(CMO) 시설을 확보하고 있어 관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단순히 관세율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의 의약품 가격 인하 정책이나 유통 구조 개선과도 맞물려 국내 의약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 제약업계는 이미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에도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현지 생산시설 투자 계획도 다시 점검하며, 비용 효율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게 됐다. 특히 미국 제약사와 협업 기회가 늘어나면서 바이오시밀러나 제네릭 제품의 미국 시장 진입과 확장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관세 부담이라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가격 경쟁력을 지킬 수 있고, 연구개발 투자에도 숨통이 트였다”며 “이번 합의는 단순히 관세 문제를 넘어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장기 성장과 글로벌 진출 전략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한미 관세협상 타결은 제약·바이오 업계는 물론 국내 전체 수출산업에 안정감을 더하며, 한국이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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