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아스널은 이제 실리축구로 돌아섰다.
아르센 벵거 감독 시절부터 아스널을 상징하던 키워드는 ‘아름다운 축구’였다. 축구도 예술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걸 투박했던 당시 프리미어리그에 심었다. 벵거 감독이 혁신가로 불리는 이유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비교하면 트로피가 적어도 축구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꾼 감독이라 찬사를 받는다.
벵거 감독 이후 아스널은 명맥을 이어왔다.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마찬가지다. 큰 틀로 벵거 계열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에서 수석코치를 했고 선수 시절엔 벵거 감독 아래에서 뛰기도 했다. 아스널에 온 이후에도 아스널 전통의 색채를 유지했다.
최근 아스널은 달라졌다. 이길 확률, 골을 넣을 확률이 높은 상황에만 집중한다. 당연한 말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이는 벵거 계열 축구와는 다르다. 내용보다는 결과, 만들어가는 것보다 만들어진 상황에 집중하는 건 철저히 반대다. 조세 무리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계열로 볼 수 있다.
아스널 득점 기록에서 보인다. 아스널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9경기에서 16골을 넣었다. 그 중 9골이 세트피스다. 당연히 해당 부문 1위다. 2골은 페널티킥에서 나왔다. 세트피스에서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헤더를 활용한 공격 패턴으로 득점을 만든다. 공격 상황에서도 공을 최대한 많이 소유하는 것에 집중하는 걸 벗어나 일단 지키고 주어진 기회에서만 효율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시스템이다.
경기를 보면 재미가 없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결과는 확실하다. 아스널은 다른 우승 경쟁 팀들이 넘어질 때 홀로 연승을 달렸다. 9경기에서 7승 1무 1패이고 16골을 넣는 동안 단 3실점만 허용했다. 승점 22로 단독 선두다. 극도의 효율축구로 돌아섰는데 결과까지 얻고 있어 아르테타 감독은 지금 운영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팀을 만나도 아스널의 운영 형태는 유지되고 있다. 3시즌 연속 리그 우승에 그쳤던 아스널은 올 시즌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도전 및 각종 컵 대회에서도 우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아스널이 연이어 트로피를 들면 해당 운영은 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