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논란에 휩싸였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을 4억원 내려 바로 매각했다. 계약금으로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9일 “중개인이 오늘 아침에 가격을 내리자마자 곧바로 팔렸다”며 “계약금도 오전 중 입금됐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130.89㎡(약 47평) 두 채를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해왔다. 2002년 매입 후 2019년 12월에 같은 아파트 내 한 채를 추가 매입, 두 채 모두 실거주했다. 한 채는 거주용, 한 채는 짐 보관용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구로 농지사건’ 국가배상 소송 승소 대가로 약 400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원장은 이번 국감에서 자신의 재산에 대해 “300억~400억원 사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국감에서 자신에 대한 다주택자 논란이 거세자 이 원장은 아파트 한채를 자녀에게 증여하겠다고 했다가 ‘아빠찬스’ 역풍이 불며 양도·증여하지 않고 처분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 원장이 10·15 대책 전 18억원대로 실거래됐던 아파트를 20억원에 내놨다가 이를 22억원으로 올렸다며 거센 공세에 나섰고, 이 원장은 지난 28일 오후 늦게 중개인에게 전화해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 가격을 낮춰서라도 무조건 빨리 팔아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매매가는 29일 오전 18억원으로 변경됐고, 곧바로 매매계약이 이뤄졌다. 해당 매물은 네이버 부동산에서도 사라졌으며, 이 원장의 매물이 빼진 현재 이 아파트 같은 평수 매도 호가는 19억~27억 선에서 형성돼 있다.
이 원장은 곧바로 매각 대금 일부를 ETF에 투자했다. 국내 자금을 부동산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이동시킨다는 국정 기조를 실천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29일 오후 KB증권 여의도 영업부금융센터를 방문, 일반 투자자들과 동일한 절차를 통해 ETF 상품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그가 가입한 상품은 이재명 대통령이 투자하고 있는 국내주식 지수형 ETF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원장은 지난 9월 증권사 CEO들과 만나 지수 ETF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직접 증권사 영업지점을 방문해 판매 단계에서의 소비자 강화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에 따라 금융회사의 상품 판매 과정을 직접 경험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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