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 발언 독식·대법원장 감금’…시민단체 “李정부 첫 국감 F학점”

‘위원장 발언 독식·대법원장 감금’…시민단체 “李정부 첫 국감 F학점”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종반에 접어드는 가운데 시민단체인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국정감사 모니터단)이 올해 국감에 최하점인 ‘F학점’을 부여했다. 법제사법위에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법원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이석을 불허하는 ‘감금 국감’이 진행됐고,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서는 최민희 상임위원장의 일방적 퇴장 명령과 여야의 ‘찌질한 놈’ 공방 등 추태가 벌어진 점을 지적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과방위 최민희, 14일 국감서 위원보다 4.2배 더 발언

국정감사 모니터단은 29일 “지난 23일까지 실시된 국정감사를 중간평가한 결과, 위원장의 마이크 점유시간이 질의시간보다 3배 이상 많았던 국정감사가 8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모니터단은 1998년부터 올해까지 28년간 국정감사를 감시해온 NGO다.

이들에 따르면, 김우영 민주당 의원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찌질한 놈’ 공방을 벌였던 지난 14일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의 발언시간은 1시간 29분으로, 과방위원 평균 질의시간(21분) 대비 4.21배 길었다.

이어 21일 국토교통위의 한국철도공사 국정감사에서도 민주당 소속 맹성규 위원장의 발언시간이 37분으로 위원 평균(9분) 대비 3.94배 길었다. 다만 맹 위원장의 발언시간은 최 위원장(1시간 29분)보다 52분 짧았다.

3위는 17일 법사위 군사법원 국정감사로, 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의 발언시간(42분)이 위원 평균(10분) 대비 3.90배 길었다.

(자료 =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위원장 발언시간이 위원보다 3배 이상 길었던 8건 중 절반인 4건은 법사위에서 나왔다. 2건은 과방위, 나머지 국토교통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가 각각 1건이었다. 산자위를 제외한 모든 상임위는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홍영애 국정감사 모니터단 집행위원장은 “위원장이 피감기관이나 감사위원의 발언을 간섭하거나 제한하거나, 혹은 위원을 퇴장시킬 때 발언이 길어진다”며 “또 마지막 순서로 질의하는 위원장은 발언시간을 초과해도 마이크가 꺼지지 않기 때문에 일부 위원장들의 발언이 매우 길었다”고 말했다.

모니터단은 과방위와 함께 법사위 국정감사를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감사위원보다 평균 2.81배 발언을 많이 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간사가 없는 국정감사를 진행했고, 대법원장 이석 불허 등 ‘감금 국감’ 논란을 만들었다”며 “국정감사 파행 기록을 매일 경신하며 고성과 삿대질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서유지권 발동에 항의하는 나경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 등을 제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 피감기관 38%, ‘앉아만 있다 끝나’…의장, 국감 중 해외순방

여야의 정쟁과 파행 속에 피감기관을 불러놓고 질문조차 하지 않은 사례도 속출했다. 23일까지 진행된 14개 상임위 국정감사에서 전체 474개 대상기관 중 180곳(37.97%)이 질문 한 번 받지 못했다.

국방위 국정감사는 전체 46개 대상기관 중 31곳(67.39%)이 질문을 받지 못해 비율이 가장 높았다. 2위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51.61%·62개 중 32개), 3위는 과방위(48.28%·29개 중 14개)였다.

반면 기획재정위는 10개 대상기관 중 1곳을 제외한 모든 기관이 질문을 받아 10%로 가장 낮았고, 교육위(12%·25개 중 3개), 문화체육관광위(17.95%·39개 중 7개)도 피감기관별 질문이 고르게 이뤄졌다.

(자료 =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국정감사 모니터단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감 중인 16일부터 25일까지 8박 10일간 유럽 3개국 순방을 떠난 점도 지적했다. 당시 순방에 동행한 민주당 박정·허영·박상혁 의원이 해당 기간 국감에 불참한 사실도 언급했다.

1998년부터 올해까지 28년간 국정감사를 평가해온 모니터단은 올해 국정감사에 최하점인 F학점을 부여했다. 지난해 국감에는 D학점을 줬다.

김대인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상임공동단장은 “새 출발한 이재명 정부 정책에 대한 미비점을발견하고 예산낭비 사례나 부정부패 사례 점검 없이 기업이나 민원인을 불러 민원성·정쟁성 국정감사를 하는 것을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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