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상징하는 선수였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과거가 된 인물이기도 하다.
한 영국 언론이 최근 제기된 손흥민의 토트넘 복귀설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언론은 현재 토트넘이 손흥민 없이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과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뒤를 돌아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손흥민 임대 영입에 반대했다.
토트넘 팬들을 설레게 한 손흥민의 토트넘 복귀설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의 일간지 ‘더 선’의 보도로 시작됐다.
‘더 선’은 지난여름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로스앤젤레스FC(LAFC)로 이적한 손흥민의 계약 조항에 MLS의 오프 시즌 동안 유럽 구단으로 임대될 수 있는, 이른바 ‘데이비드 베컴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손흥민이 이 조항을 활용해 유럽으로 단기 임대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베컴 조항’은 과거 MLS의 LA 갤럭시에서 뛰다가 이탈리아 세리에A의 명문 AC밀란으로 두 번이나 임대됐던 세계적인 슈퍼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당시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하는 게 목표였던 베컴은 LA 갤럭시와의 계약 조건에 오프 시즌에 임대를 떠날 수 있는 내용의 조항을 삽입, 이 조항을 활용해 밀란으로 두 차례 임대 이적해 세리에A에서 뛰었다.
‘더 선’은 손흥민이 베컴, 그리고 뉴욕 레드불스 시절 아스널로 단기 임대됐던 앙리처럼 2025시즌이 끝난 뒤 잠시나마 유럽 클럽으로 임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 선’의 보도 이후 손흥민의 친정팀인 토트넘과 밀란을 비롯해 복수의 유럽 구단들이 손흥민을 단기로 임대 영입할 수 있는 행선지로 거론됐다.
역시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팀은 토트넘이었다.
지난 8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끝으로 손흥민과 갑작스럽게 이별한 토트넘은 현재 손흥민의 대체자를 찾지 못해 고민에 빠져 있다. 일부 팬들은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돌아와 2개월 정도 팀에서 뛰며 공백을 메워주고, 확실한 작별 인사와 함께 팀을 떠나길 바라길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영국의 축구 전문 매체 ‘TBR 풋볼’은 현재 상황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는 것이 양측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TBR 풋볼’은 28일 손흥민의 토트넘 복귀 가능성을 다루면서 “토트넘 입장에서는 손흥민을 다시 데려오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지만, 이는 잘못된 선택일 것”이라며 손흥민 재영입이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손흥민은 새 팀에서 10경기에 출전해 9골 3도움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토트넘도 손흥민 없이 꽤나 잘하고 있다”며 “때문에 1월 이적시장이 시작되고 손흥민이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단기 임대가 필요할 때 구단이 감정에 휘둘려서 판단이 흐려지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10년 동안 쌓은 정이나 손흥민이 토트넘의 레전드라는 점 등 감정적인 부분 때문에 손흥민 임대 영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TBR 풋볼’은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도 토트넘이 1월에 손흥민을 데려오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손흥민이 다시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것은 팬들로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일이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고 했다.
매체는 계속해서 “토트넘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되고, 다니엘 레비가 떠나면서 생긴 변화가 생긴 지금은 과거를 돌아볼 때가 아니”라며 토트넘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이제 막 시작한 상황에서 과거의 인물을 데려오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TBR 풋볼’은 토트넘이 1월에 손흥민을 다시 데려오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팀을 이끌 공격수를 찾아서 영입하는 게 더 나을 거라는 조언을 건넸다.
매체는 “손흥민이 한 달 동안 돌아온다면 향수가 떠오르고 멋진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겠지만, 손흥민이 합류할 경우 급성장하는 토트넘의 프로젝트에 오랫동안 참여하는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을 임대 영입하는 것보다 토트넘을 오랜 기간 이끌 수 있는 공격수를 찾는 데 집중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며 “손흥민의 유산은 손흥민이 17년 만에 팀에 처음으로 트로피를 안긴 주장으로서 두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TBR 풋볼’은 손흥민의 토트넘 복귀 가능성을 논할 때 예시로 언급되는 앙리의 사례가 손흥민과는 다르다는 것도 설명했다.
앙리는 뉴욕 레드불스 시절 아스널로 단기 임대돼 약 2개월 동안 활약했는데, 당시 아스널 팬들은 구단의 최고 레전드 중 한 명인 앙리가 팀으로 돌아와 골을 넣는 모습을 보고 향수와 낭만에 젖었다. 그러나 ‘TBR 풋볼’은 앙리가 4년 반 만에 아스널로 돌아온 것과 달리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난 지 이제 3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며, 전력 면에서도 당장 손흥민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라고 했다.
매체는 끝으로 “솔직하게 말하자면 손흥민이 돌아온다고 해서 화를 낼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고자 하는 구단에는 (손흥민 임대 영입이) 적절한 선택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