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말차가 이제는 식음료계의 핵심 트렌드로 떠올랐다. 올여름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말차 열풍’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음료, 디저트, 스낵 등으로 퍼지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했다. 특히 지난달 연세대학교 연세유업에서 출시한 말차 디저트는 CU편의점에서만 판매되는데도, 3주만에 100만 개가 팔리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이처럼 짙은 초록빛과 깊은 풍미를 지닌 말차 제품들은 세련된 비주얼과 웰빙 흐름을 동시에 잡으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녹차의 진화 ‘말차’
말차는 녹차의 한 종류로, 그늘에서 재배한 찻잎을 쪄서 향과 색을 살린 뒤 곱게 갈아 만든 가루 차다. 찻잎 전체를 섭취하기 때문에 일반 녹차보다 영양 흡수율이 높다. 수확 전 일정 기간 햇빛을 차단해 엽록소와 아미노산 함량을 높이는 재배법 덕분에 짙은 색감과 깊은 맛이 완성된다.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고루 들어 있어 균형 잡힌 식습관에 도움이 되는 차로 꼽힌다.
말차에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이 풍부해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피부 노화와 피로를 완화한다. 카페인과 카테킨의 조합은 체지방 연소를 촉진하며, 커피보다 자극이 적어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말차 속 ‘테아닌’ 성분은 긴장을 완화하고 머리를 맑게 해줘 시험공부나 업무 전 음료로 인기가 많다. 또한 엽록소가 풍부해 노폐물 배출과 간 기능 회복에 도움을 주며, 자외선과 스트레스로부터 피부를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
식음료업계 휩쓴 ‘말차 열풍’
말차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보기 좋은 음료’이기 때문이다. 선명한 초록빛이 카페 메뉴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며,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SNS에 올리기에도 완성도가 높다. 또한 비교적 적은 카페인과 풍부한 영양 성분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이유 중 하나다.
이처럼 말차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커지면서 식음료 브랜드들이 잇달아 말차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말차 글레이즈드 티 라떼’, ‘인절미 제주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 등을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고, 투썸플레이스·파리바게뜨·이디야커피 등도 말차 케이크, 크로플, 라떼 등으로 제품 구성을 넓혔다.
제과업계 역시 흐름에 합류했다. 롯데웰푸드는 ‘빈츠 프리미어 말차’를 상시 판매로 전환했고,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말차 붕어빵’에 이어 ‘말차 호떡’을 선보일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도 한정판 말차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잇달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높이고 있다.
손쉽게 즐기는 말차 요리 레시피
이제 말차는 카페뿐 아니라 집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아이스크림과 라떼를 만들 수 있다.
재료는 말차 1큰술, 우유 300ml, 생크림 100ml, 달걀 노른자 3개, 설탕 75g이다.
먼저 우유와 생크림을 냄비에 넣고 약불에서 따뜻하게 데운다. 그리고 따로 덜어낸 우유 2큰술에 말차 가루를 넣고 덩어리 없이 잘 푼다. 다른 볼에는 달걀 노른자와 설탕을 넣어 색이 옅어질 때까지 저은 뒤, 말차를 섞고 데운 우유와 생크림을 조금씩 부어가며 섞는다.
모두 섞인 재료는 금속 용기에 담아 식힌 후 냉동실에 넣는다. 2~3시간 뒤 가장자리가 얼기 시작하면 꺼내 한 번 저어주고, 30분 간격으로 2~3번 더 저으면 부드럽게 완성된다. 말차를 조금 더 넣으면 풍미가 진해지며, 금속 용기를 사용하면 더 빨리 차갑게 굳는다.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을 것 같던 말차 라떼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지난 9월 6일 방송된 MBC ‘나혼자산다’를 통해 공개된 박나래의 ‘말차 티라미수 라떼’는 고소한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부드러운 휘핑크림을 더해 달콤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재료는 말차 가루 2작은술, 뜨거운 물 40ml, 우유 200ml, 마스카르포네 치즈 1큰술, 휘핑크림 50ml, 설탕 1큰술이다.
먼저 볼에 말차 가루와 뜨거운 물을 넣고 잘 섞는다. 숟가락이나 거품기를 이용해 말차 가루가 뭉치지 않게 부드럽게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볼에는 마스카르포네 치즈, 휘핑크림,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 저어 크림을 만든다. 너무 묽지 않게, 살짝 단단한 질감이 되면 이상적이다. 다음으로 컵에 우유를 붓고, 앞서 풀어둔 말차를 천천히 부어 섞는다. 차분한 초록빛이 돌면 준비한 크림을 위에 얹고, 마지막으로 말차 가루를 살짝 뿌려 마무리한다.
한입 머금으면 말차의 은은한 쌉쌀함과 크림의 부드러운 단맛이 조화를 이루며 깊고 고소한 맛이 퍼진다. 요거트나 아이스크림을 곁들이면 새로운 디저트처럼 즐길 수 있으며, 기본 레시피를 변형해 취향에 맞게 만들 수 있다. 위처럼 아이스라떼로 즐길 수도 있고, 겨울에는 따뜻한 버전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커피가 부담스러운 날이나 달콤한 휴식이 필요한 순간, 홈메이드 말차 라떼 한 잔으로 카페 감성을 완성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