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잠실|뉴시스
“타격으로 우승하는 건 한두 번 나올까 말까 한 일이거든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57)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화 이글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장기전을 예상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주장 박해민, 임찬규와 참석해 ‘몇 차전에서 승부가 날지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손가락 6개를 펼쳤다.
염 감독은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3년 KS를 돌아봤다. 당시 LG는 KT 위즈와 치열한 타격전을 벌였다. 2차전에선 조기 강판된 선발 최원태(삼성 라이온즈)의 몫을 타선이 상쇄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차전에서도 홈런 공방이 이어졌다. 염 감독은 “2년 전에는 우리가 타선의 힘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타격으로 우승하는 건 한두 번 나올까 말까 한 일”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이 장기전을 예상한 이유는 그의 경험에 있다. 그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LG를 거치며 통산 8번째 PS, 3번째 KS를 치르고 있다. 염 감독은 투수력보다 공격력이 앞선 팀 위주로 이끌었다. 경험을 되새긴 그는 “PS의 바탕이 되는 건 결국 투수”라고 말했다. 이어 “40여 년간 야구하며 본 결과 PS에선 투수 싸움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KS에선 투수 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이유가 또 있다. 한화의 투수력이 만만치 않아서다. LG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ERA) 1위(3.55)를 상대한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를 앞세운 한화는 이번 PS에서도 이들 2명을 앞세워 KS에 진출했다. LG도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선발만 4명에 달한다. 맞불 작전을 염두에 둔 염 감독은 “PS는 투수 싸움인데, 한화가 그걸 갖고 있지 않으냐. 그래서 6차전 내지 7차전까지도 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이번 KS부터 달라지는 시리즈 진행 방식도 염두에 뒀다. 기존에는 정규시즌 우승팀의 홈구장에서 1·2·5·6·7차전이 열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1·2·6·7차전만 홈에서 열린다. 이에 염 감독도 1차전 선발로 정규시즌 1선발인 요니 치리노스 대신 나흘 뒤 등판이 가능한 톨허스트의 스태미너를 믿었다. 그는 “장기전을 예상한 이유 중에는 바뀐 시리즈 진행 방식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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