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프랑스에서 12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20대 여성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프랑스에서 여성으로 종신형 선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법원은 2022년 당시 12살짜리 소녀인 롤라 다이베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다흐비아 벤키레드(27)에게 법정 최고 형량인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프랑스에서 사형제도 폐지 후 여러차례 종신형 선고가 있었지만 여성에 대한 종신형 선고는 처음이다.
알제리 출신 이민자인 다흐비아는 2022년 10월 파리 북동부에서 롤라를 자신의 언니가 살고 있던 아파트로 유인해 성폭행한 뒤 질식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하교 시간이 지나도 집에 돌아오지 않자 롤라의 아버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색에 나서 아파트 건물 안뜰에 있는 쓰레기 통에서 롤라의 시신을 들어있는 여행용 가방을 발견됐다.
경찰은 아파트 CCTV를 통해 다흐비아가 입구에서 롤라와 함께 있는 모습뿐 아니라 몇시간 뒤 여행 가방을 들고 건물을 나서는 장면 등을 확인, 그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 수사 결과, 롤라의 사인은 경부압박 등에 따른 질식사였지만 온 몸에 고문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었다. 롤라는 성폭행까지 당했다.
다흐비아는 정신 감정에서 사이코패스적 특성을 보였고 그 외의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에서 검찰은 가능한 최대 형량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분명히 어떤 약물 치료도 벤키레드의 인격을 바꿀 수 없다”며 “질병이 없으므로 치료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범행이 “극도로 잔혹한 범죄이자 진정한 고문”이라며 “적절한 형량을 결정하는 데 있어 피해자와 그 가족이 받은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의 선고 직후 롤라의 어머니인 델핀 다비에는 “우리는 정의를 믿었고 그것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흐비아가 범행 당시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였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 정치권에선 이민 정책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학생 신분으로 프랑스에 입국한 다흐비아는 체류 기간이 만료돼 범행 두 달 전인 2022년 8월 프랑스의 한 공항에서 출국이 제지됐고 1개월 내 프랑스를 떠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롤라를 상대로 한 잔혹한 범행 행각이 보도되면서 당시 프랑스 극우와 우파 진영에선 이 사건이 정부의 느슨한 이민 정책과 치안력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부와 집권당을 상대로 총공세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