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개입 논란’ 아르헨 중간선거 투표 실시…결과 촉각

‘트럼프 개입 논란’ 아르헨 중간선거 투표 실시…결과 촉각

밀레이 집권당, 하원 ⅓ 확보 관건…美 “여당 패하면 경제 지원 어렵다”

23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최종 유세 현장에 나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로사리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임기 후반 국정 운영 향배를 결정할 중간선거가 26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아르헨티나 유권자 3천600만명(인구 4천500만명)은 이날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로 향했다. 아르헨티나는 의무 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의원 24명(전체 72명의 ⅓)과 하원의원 127명(전체 257명 중 약 절반)을 선출한다.

라나시온과 클라린 등 현지 언론 보도를 보면 잠정 개표 결과는 각 지역 선거구별로 내놓으며, 중앙 선거당국에서 전국 단위 개표 추이를 발표하지는 않는다.

국제사회에서는 올해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 이례적인 관심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밀레이 대통령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아르헨티나 경제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제 지원 조건으로 ‘여당 승리’를 내걸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최대 400억 달러(57조6천억원 상당) 규모의 관대한 금융·재정 지원과 관련, “선거에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는 ‘외국 정치 개입성’ 언급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밀레이 대통령에겐 이번 선거가 2023년 12월 취임 후 거의 2년 만에 맞닥뜨린 가장 까다로운 시험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4년 임기 중 남은 2년여 간의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와도 직결된다.

집권 여당인 자유전진당은 하원에서의 최소 ⅓ 이상(86석) 의석 확보를 1차 목표로 삼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야권 입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좌파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포퓰리즘 성향 정치 이념) 세력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의제 주도권을 공고히 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간선거 투표용지 예시

[아르헨티나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결과는 안갯속이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여당 열세로 분석될 수 있는 흐름이 관찰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적으로 예산 절감과 관련한 낙관론과 인플레이션 둔화 안도감이 정체된 성장과 일자리 감소에 측근 부패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생긴 피로감과 뒤섞여 있다”고 짚었다.

기득권 심판을 내걸고 혜성처럼 등장해 정권을 거머쥔 밀레이 대통령은 2023년 12월 취임 후 ‘전기톱 개혁’으로 통칭하는 긴축 정책으로 물가 지수를 낮추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각종 보조금 대폭 삭감에 반발하는 시위 증가, 밈 코인 홍보 스캔들, 대통령 동생이자 정권 실세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위 의혹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이는 유권자의 40%를 차지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의 최근 지방선거에서 여당 참패로 이어지는 배경으로 지목됐다.

아르헨티나 중간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2027년 대선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이번 중간 선거부터 전체 후보 정당과 이름을 한 장에 인쇄한 단일 투표용지(Boleta Unica de Papel) 기표제를 도입했다. 펜을 이용해 지지하는 후보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기표 도장을 쓰는 한국과 유사하다.

그전에는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과 사진 등이 인쇄된 용지를 골라 봉투에 넣은 뒤 투표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는 무더기 도난과 훼손 의혹 등 부정 선거 시비를 불러왔다.

walden@yna.co.kr

Author: NEWS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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