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허장원 기자]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가 공개됐다.
‘굿뉴스’는 ‘나의 PS 파트너’,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의 화제작을 만들어낸 감독 변성현의 작품으로, 설경구, 홍경, 류승범이 출연한다. 1970년대 일본에서 일어난 요도호 사건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제50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과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돼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요도호 사건이란 일본 공산주의 동맹 적군파 납치범들이 129명이 탑승하고 있는 비행기에서 일본도와 권총, 폭탄 등의 무기로 위협하며 목적지를 바꿀 것을 요구했던 사건이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굿뉴스’가 역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블랙 코미디 장르로 제작됐다는 것이다. 이는 요도호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알 수 있다. 당시 납치범들은 후쿠오카행 비행기의 목적지를 쿠바의 아바나로 변경하라고 요구했으나 당시 비행기는 중-단거리 비행을 위해 설계됐기 때문에 우선 이타즈케 공항에 착륙했다. 이후 기장은 북한의 평양으로 가라는 범인들의 요구를 들어준 한편, 한국은 기존의 항로를 무시하고 북쪽을 향해 나아가는 항공기를 발견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일본 교통성으로부터 발신이 날아와 납치된 여객기라는 것을 알아차린 한국 관제사는 평양 관제사를 연기하면서 비행기를 한국에 착륙시키기에 이른다. 재밌는 것은 납치범들이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후에도 속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철저한 위장을 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볼 때 ‘굿뉴스’는 흥미진진한 블랙코미디 역사 영화로 만들어질 명분이 충분하다.
변성현 감독은 “1970년 여객기 납치사건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완전히 실화를 따르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지금 세대에 통용되는 이야기를 녹여냈다. 실존 캐릭터를 재창조해서 연출하고,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킹메이커’에서 1970년대를 그린 적이 있기 때문에 차별점을 두려고 노력했다”며 “기본적인 베이스는 같은데 고증을 지키되 다큐멘터리처럼 따라 하지는 말자는 주의였다. 과감하게 새로운 재해석을 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불한당’,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변성현 감독과 네 번째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극 중 ‘아무개’ 역으로 등장한다. ‘아무개’는 이름, 출신 전부 베일에 싸인 정체불명의 해결사로 비상한 머리와 빠른 임기응변, 유연한 대처 능력을 활용해 암암리에 나라의 대소사를 해결하는 인물이다. 설경구는 “(변성현 감독이) 대본을 던져주고 ‘하시죠?’라고 해서 우선 하겠다고 했는데 이름도 ‘아무개’고, 대본 보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다른 인물과 전혀 섞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도 “감독님이랑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비정상과 정상을 오가야 하는데 그 찰나가 보였으면 했다. 전체적인 모습도 권력자들과 섞이면서 전혀 섞이지 않고, 결국엔 소비되고, 없어져 버리는, 단지 이름 석 자 받고 싶었던 인물”이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 1970년 권력의 중심부인 중앙정보부 부장 ‘박상현’ 역을 맡은 류승범은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에 매혹됐다. 곳곳에 감독님이 숨겨놓은 의도들이 장르적인 표현으로 묘사되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매혹적이더라”라고 기대를 모았다. 그는 “장르적, 영화적 특성을 이용하면서 감독님이 하고 싶은 말을 세상 밖으로 내는 흥미롭고 힘이 있는 시나리오”였다고 전했다.
특히 변성현 감독은 류승범을 캐스팅하기 위해 무려 12시간을 투자했다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는 “류승범 씨에게 처음에는 거절당했다. 보통 배우가 거절하면 알겠다고 가야 하는데 제가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12시간 동안 같이 술을 마시면서 계속 회유하려고 했다. 류승범이 술을 잘 안 마시는데 그의 취기를 이용해서 결국 승낙을 받고 집에 귀가했다”라고 대단한 근성을 드러냈다. 이에 류승범은 “오해가 있을 것 같은데 휴식을 취했으면 했다. 전작이 끝나고, 바로 이 작품을 준비하는 게 고민됐기 때문이지 ‘굿뉴스’에 대한 의심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변성현 감독은 “중앙정보부장은 1970년대 시대를 다룬 작품에서 늘 나오는 캐릭터다. 이번만큼은 새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며 “류승범은 ‘카리스마 있는 악당’의 대명사 아니냐. 주제가 무거워지는 순간, 장르적인 맛을 살려주는 배우가 류승범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이미 관람한 관객들은 “계속 ‘굿뉴스’ 앓이 중이다. 최소 3번은 더 보고 싶다”, “극장에서 봐야 재밌는데 OTT에서만 해서 아쉽다” 등 작품의 퀄리티를 보장했다.
블랙코미디로 다뤄지는 신선한 역사 영화 ‘굿뉴스’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넷플릭스 ‘굿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