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서울 송파구 ‘DN 콜로세움’서 열린 ‘구글 플레이 ASL 시즌20’의 결승전서 박상현이 장윤철을 4:2로 제압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박상현은 비프로게이머 출신임에도 기라성 같은 프로 출신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려 큰 화제를 낳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 응한 박상현은 “고등학교 1학년때 대회 종목이 스타크래프트2로 바뀌면서 프로게이머의 꿈을 한번 포기했지만, 사람들이 좋아해 줄 거라 생각해 방송을 시작했고 ASL에 도전하게 됐다”며 “31살에 마침내 우승까지 달성하며 꿈을 이루게 돼 정말 감개무량하다”고 밝혔다.
사진=경향게임스
이하는 QA 전문
Q. 지난 10년간 비프로 출신이 ASL서 우승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새역사를 썼다. 감회가 어떤지
박상현 : 너무 기분 좋고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 내가 17살때 대회 종목이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가면서 꿈을 한번 포기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취미로 스타크래프트를 계속해왔다. ASL을 보면서 내가 저기서 제일 잘하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 거라 생각했다. 도전을 시작한 지 7년만에 꿈을 이뤘다. 너무 오래 꿈을 품고 있어서 열정이 희미해졌고 머리에만 남아있었는데 결국 달성해서 기쁘다.
Q. 정해진 연습량을 바탕으로 임기응변으로 플레이한다고 했는데 순간 대처 능력이 놀라웠다. 이날 기억에 남은 경기가 있다면
박상현 : 1세트 울돌목 같은 경우 연습때 결과가 너무 안 좋았다. 질거라 생각했는데 거기서 이기다 보니 심적인 부담감이 없어졌다. 2세트까지 이긴 이후에는 우승할 수 있을 거라 봤다.
Q. 저그가 프로토스 상대로 첫 올인 러쉬가 막히면 운영으로 가는 편인데 오히려 한번 더 올인 러쉬를 시도한 이유는 무엇인지
박상현 : 4세트 경기를 말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렇게 되고 나서 오히려 상황이 좋다고 봤다. 상대의 게이트웨이를 파괴해서 질럿 압박도 없었고 프로브가 일을 오래 못했기 때문이다. 또 장윤철 선수가 오늘 히드라리스크에 대한 대처가 잘 안되는 것을 확인해서 계속 활용했다.
Q. 오늘 경기를 총평하자면
박상현 :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이긴것 같다. 개인적으로 7세트까지 무조건 갈거라 생각해서 7세트 전략을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는데 못 보여드려 아쉽긴 하다.
Q. 평소에 친한 임홍규 선수가 승부 예측에서 장윤철 선수가 이길 거라 예상했는데 해줄 말이 있다면
박상현 : 홍규야. 이제 내가 너 넘었다(웃음). 농담이고 평소에 친해서 서로 장난도 많이 치는 사이다. 임홍규 선수때문에 방송을 시작했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Q. 최근 대회에서 저그가 계속 우승하는 흐름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박상현 : 이번 대회만 놓고 보면 다른 종족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던 시즌이라 본다. 4강에서 김택용 선수 상대로 7세트에 저글링 러쉬를 했는데 그게 막혔으면 내가 떨어졌을 것이다. 종족 간 차이는 결국 한끝이라 생각한다.
Q. 김민철 선수의 우승 기록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있나
박상현 : 지금 그 기록에 도전한다고 말하는 건 건방진 것 같다. 쫓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군 전역 이후 첫 대회서 우승했는데 남들보다 불리한 환경에서도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박상현 : 대회를 많이 나가면서 어떤 마인드로 임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너무 집착하면 안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연습은 열심히 하되,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4강때도 와이프에게 질수도 있으니 너무 마음아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마인드로 대회에 임하다 보니 잡생각이 안들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집착을 버리니 운도 따라줬다고 본다.
Q. 구글플레이의 대회 후원에 대한 생각은. 또 팬들에게 남길 말이 있다면
박상현 : 너무 감개 무량하다. 구글이라고 하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대기업인데 ASL을 후원해줘 감사드린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꿈을 접을 당시 개인 리그에 스폰서가 없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프로게이머와 우승에 대한 꿈을 고1때부터 품었는데 31살까지 계속 하면서 마침내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팬분들의 응원 덕분이라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