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삼성생명·세계 1위) 1시간 27분에 걸친 혈투 끝에 천위페이(중국·세계 5위)를 꺾었다.
이때 중국 배드민턴 팬들은 경기 중 체력 저하를 호소한 안세영이 승리를 거두자 연기를 의심했다.
안세영은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세송-세비네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프랑스 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천위페이를 게임스코어 2-1(23-21 18-21 21-16)로 꺾었다.
안세영은 8강전에 이어 준결승전에서도 중국 선수와 지구전을 펼쳤다.
8강전에서 안세영은 중국 배드민턴의 다크호스인 178cm 장신 가오팡제(세계 14위)와 1시간 18분 끝에 승리했는데, 천위페이와의 준결승에선 무려 87분 동안 랠리를 펼쳤다.
세계적인 배드민턴 강자들 간의 맞대결 답게 1게임부터 팽팽한 랠리가 펼쳐졌다.
안세영은 14-14에서 천위페이에게 3점을 연달아 내줘 끌려갔지만, 뒷심을 발휘해 20-18로 역전했다. 이후 천위페이가 20-20 동점을 만들며 듀스가 됐고, 안세영이 21-21에서 연속 득점에 성공해 1게임을 이겼다.
2게임에서 안세영은 천위페이에게 흐름을 내줘 3-8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는데, 무려 8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11-8로 뒤집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의 추격을 잘 따돌리면서 16-13으로 앞섰지만 경기 중 조금씩 지친 기색을 드러냈고, 천위페이는 안세영이 지친 틈을 타 역전에 성공하면서 2게임을 가져갔다.
3게임에선 천위페이가 지쳐 있는 안세영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앞서갔지만, 안세영이 계속 추격하면서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동점과 역전, 재역전이 반복된 끝에 안세영은 14-15에서 무려 5연속 득점으로 19-15로 뒤집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안세영이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고, 21-16으로 3게임을 끝내면서 결승 진출 자격을 얻었다.
안세영은 지난 8강전에 이어 다시 한번 놀라운 체력과 정신력을 보여줬다.
직전 경기에서 많은 체력을 쏟은 안세영은 천위페이와의 준결승에서 지친 모습을 자주 보였다. 특히 2게임에서 고개를 숙이거나 주저앉는 횟수가 늘어났다.
3게임에서도 안세영은 허리를 숙인 채로 호흡을 고르는 등 체력이 한계에 다다른 듯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얻었다.
천위페이도 안세영의 투혼에 체력이 많이 소진됐고, 패배가 확정됐을 때 그대로 코트 위에 쓰러지기까지 했다.
중국 ‘넷이즈’도 “경기는 87분간 진행되었고, 두 선수 모두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라며 “3게임 마지막 포인트에서 천위페이는 넘어져 땅에 쓰러졌고,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그녀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천위페이가 결승 포인트를 막지 못하자, 안세영도 탈진하여 바닥에 쓰러졌다”라며 “뛰어난 체력으로 유명한 여왕 역시 지쳐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많은 중국 팬들은 안세영이 이전에 죽은 척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안세영은 마지막을 위해 모든 체력을 아꼈다”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배드민턴 팬들이 2게임에서 숨을 헐떡이던 안세영이 3게임 막판에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승리를 챙기자 연기를 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매채에 따르면 몇몇 중국 팬들은 “안세영은 죽은 척하는 데 정말 능숙한다. 3게임 후반에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2게임에서는 토할 것 같았지만, 3게임에서는 금방 회복했다”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안세영은 분명 피곤하지만, 안세영의 체력은 천위페이보다 확실히 좋다”라며 안세영이 연기를 한 게 아니라 체력 싸움에서 천위페이에 승리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지난 8월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당시 천위페이에게 게임스코어 0-2(15-21 17-21)로 완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더불어 천위페이와의 상대 전적을 14승14패 동률로 만들었다. 올해 안세영은 천위페이 상대로 5승2패를 기록 중이다.
혈두 끝에 천적인 천위페이를 꺾은 안세영은 프랑스 오픈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세계 2위)를 상대할 예정이다. 왕즈이는 준결승에서 한웨(중국·세계 4위)를 게임스코어 2-1(21-14 20-22 21-14)로 꺾었다.
만약 안세영이 결승에서 왕즈이를 꺾는다면 올해 9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왕즈이는 분명 세계적인 배드민턴 여자단식 강자이지만, 안세영에게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안세영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안세영은 지금까지 왕즈이 상대로 14승4패를 거뒀고, 올해 6번 만나 5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 덴마크 오픈(슈퍼 750) 결승에서도 맞대결을 가졌는데, 안세영이 2-0(21-5 24-22)으로 제압하면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