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무산됐지만 사자군단은 충분히 박수받을 자격이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 역시 2025시즌 선수단이 보여준 투혼과 가을야구에서의 선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에 2-11로 졌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가을야구 여정을 마감했다.
박진만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 종료 후 “우리 팀이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감독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마지막 단체 미팅 때 다같이 박수를 치면서 끝냈다. 우리 선수들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2024시즌 통합준우승을 기록한 뒤 2025시즌 또 한 번 대권 도전을 꿈꿨다. 하지만 전반기를 8위로 마감하면서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삼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8월 이후 26승19패1무로 반등에 성공, 페넌트레이스 최종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를 꺾은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SSG 랜더스까지 삼키면서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삼성은 체력적인 열세 속에서도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한화를 괴롭혔다. 마운드에서는 이호성, 타선에서는 김영웅 등 젊은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놀라웠다. 플레이오프 5차전 패배에도 팬들은 삼성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가을야구 11경기 6승(와일드카드 1승, 준플레이오프 3승, 플레이오프 2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 캡틴 구자욱 역시 “우리가 8위부터 4위까지 올라갔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분위기를 너무 잘 만들어 주신 것도 컸다”며 “올해 포스트시즌 11경기를 했다. 가을야구를 가장 많이 뛴 팀이었고, 아직까지는 제일 많은 승리를 거둔 팀이다. 선수들이 잘했고, 내가 부족했다.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시즌을 보낸 것 같다”고 돌아봤다.
구자욱은 무엇보다 삼성이 길었던 암흑기를 끊고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2015시즌 이후 10년 만인 만큼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2011~2015시즌 KBO리그 최초의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4년 연속 통합우승의 역사를 썼다. 해태(현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도 왕조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을 이뤄냈다.
구자욱은 2015시즌 1군 데뷔와 함께 삼성의 주전으로 올라섰고,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했다. 그러나 구자욱이 2015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기까지 무려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삼성은 2016~2020시즌 4년 연속, 2022~2023시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는 암흑기를 겪었다.
2021시즌 페넌트레이스 2위와 플레이오프 진출은 노장 선수들이 마지막 불꽃을 태운 게 크게 작용했다. 반대로 작년 통합준우승과 올해 플레이오프 진출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구자욱은 “올해 선수들이 긴 가을야구를 치르면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우리가 뭔가 약체로 각인되는 팀이었지만 이제는 두려울 게 없는 팀이 됐다. 강한 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엇보다 올 시즌 중 선수들 한명 한명이 다 똘똘 뭉쳤고, 분위기가 좋았다”며 “프로는 항상 이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매 경기를 소중히 여긴다면 삼성이 지금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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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