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손바뀜’도 늘어…거래대금 3분의 1 반도체주로 쏠려
전문가들 “코스피, 기술주 중심 상승 지속”…”고점 부담에 위험 관리 필요”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최근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사천피'(4,000포인트) 기대가 커진 가운데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증시 거래대금의 3분의 1이 대형 반도체주로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6천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별 기준 지난 2021년 6월 일평균 거래대금(16조9천480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달(11조5천540억원) 대비로는 5조990억원(44%) 급증했다.
이달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이 전달보다 13.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코스피 거래대금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앞서 지난 1월 9조6천180억원 수준이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 12조2천190억원까지 늘었으나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 4월 7조9천11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후 점차 증가해 6월 15조2천억원까지 급증한 거래대금은 다시 감소, 지난달 11조5천억원대로 내려섰으나 이달 들어 16조원대로 대폭 불어났다.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훈풍과 한미 무역 협상 기대 등에 이달 들어 15% 급등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달 코스피 거래대금은 주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로 쏠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및 메모리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 우선주의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5천990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28%를 차지했다.
지난 24일엔 이들 세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이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거래대금이 코스피 시장, 특히 소수 대형주에 매우 강하게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시의 ‘손바뀜’도 증가세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회전율은 0.54%로 전달(0.42%) 대비 29% 늘었다.
회전율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 대금의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 즉 손바뀜이 자주 일어났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와 3분기 호실적 기대 등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사천피'(코스피 4,000포인트) 달성을 넘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고, 3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서 ‘깜짝 실적’이 기대되는 빅테크(대형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미 무역 협상 타결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산재한 만큼 과도한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무역 협상 결과에 따른 환율 안정 여부가 외국인 수급에 중요한 변수”라며 또한 “최근 코스피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유동성과 무역 협상, 인공지능(AI) 산업 등 기대감을 모두 선반영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 11.5배까지 상승해 리스크(위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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