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최근 다시 11만 달러선을 회복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여전히 불안 요인이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 등 정치·정책적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 변동성이 한층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6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기준 비트코인은 1 BTC당 약 11만 4,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 대비 약 4% 상승했지만, 불과 며칠 전 10만 4,000달러선까지 밀렸던 점을 감안하면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불안한 흐름이다.
이더리움(ETH)은 3,939달러로 1%가량 반등했으며, 한때 2.2달러까지 떨어졌던 리플(XRP)은 2.6달러 선을 회복하며 10% 이상 상승했다. 솔라나(SOL)와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도 전주 대비 3%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반등했지만, 여전한 ‘불안’… 이대로 괜찮나?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미국의 예상보다 낮은 물가 지표와 미중 정상회담 확정 소식이 있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의 약 98%가 이달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고, 12월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비율도 90%를 넘었다.
이와 함께 미중 정상회담이 공식 확정되면서 무역 갈등 완화 기대감이 확산된 점도 비트코인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간 미중 간 관세 충돌이나 기술 규제 강화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협상 진전 여부는 단기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낙관론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투자심리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의 통계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셧다운이 다음 달 16일 이후에야 종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 21% 수준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기관 자금의 움직임도 확신보다는 관망에 가깝다.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3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순 유입됐지만, 이후 순 유입과 순 유출이 반복되며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22일 1억 달러 이상이 순 유출된 이후에는 거래 자체가 감소하며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이다. 이더리움 ETF에서도 2주 연속으로 2억 4,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를 미중 정상회담 공동 성명과 후속 협의 결과에서 찾고 있다. 회담이 무역 리스크 완화로 이어질 경우 반등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에는 다시 조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주요 지지선인 10만 8,000달러 선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점이 무너질 경우 10만 4,000달러선까지 조정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위험자산 전반에 리스크가 남아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개선할 수 있지만, 정치·정책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단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상승 모멘텀은 살아 있으나 불확실성도 함께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며칠간의 글로벌 정치 이벤트가 암호화폐 시장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